[뉴스핌=배군득 기자]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다음달 시행되는 블랙리스트 제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유통망 확보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체 유통망 구축을 모색하며 국내 시장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HTC 등 기존 국내 진출한 해외 제조사 뿐만 아니라 중국 화웨이, ZTE 등도 총판 개념의 대리점 확보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사가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의 80% 이상 점유율을 보유한 상황에서 해외 업체들은 실적을 올리기 위한 실마리로 블랙리스트 제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휴대폰 판매량(일반폰 포함)은 모두 608만대로 이 가운데 LTE폰 등 스마트폰 판매량은 6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조사들이 통신사와 관계 등으로 자체 유통체널 구축을 주저하는 반면 해외 제조사들은 블랙리스트 제도가 단말기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해외 업체들은 애플 직영점인 프리스비 등과 같은 직영점 형태의 대리점 계약을 모색 중이다. 소니에릭슨의 경우 모회사인 소니의 직영점을 통해 우선 공급이 예상된다.
모토로라와 HTC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이미 SK텔레콤이나 KT 등 통신사와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곳은 중국 제조사들이다. 지속적으로 국내 시장 진입을 타진 중인 화웨이는 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블랙리스트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는 내부 방침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제조사들이 블랙리스트에 기대를 거는 또 다른 이유는 통신사와 관계다. 중국 화웨이만해도 국내 통신사를 통해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게 쉽지 않다. 현재 운영되는 단말기식별 코드 방식의 화이트리스트 제도에서는 화웨이 단말기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희박한 이유다.
국내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단말기에 쏟아 붓는 보조금도 감당하기 어렵다. 일선 판매점과 대리점에서 특정 회사 제품을 추천하기 때문에 좋은 단말기를 만들어도 소비자 외면을 받기 일쑤다.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 한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가 마케팅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경우 지나치게 통신사 권한이 높다”며 “단말기를 별도로 판매할 경우 소비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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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