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1년 넘게 끌어온 특허소송에 대해 양사 최고경영자가 협상테이블에 앉으면서 어떤 합의점을 도출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협상테이블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샌프란시스코 법원 루시 고 판사가 지난달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21~22일(현지시간)양일간에 걸쳐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고 실무자가 만나 현재 진행중인 특허소송에 대해 합의점을 찾을 것을 권고하면서 이뤄졌다.
삼성전자에서는 최지성 부회장과 신종균 IM 담당 사장이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애플에서는 팀쿡 CEO가 참석했다. 양 측의 최고 법률고문들도 배석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한다.
이번 양사의 협상테이블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합의 부분과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협상 가능성보다는 재판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 자존심 싸움은 그만, 라이선스 합의 가능성
합의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는 양사의 ‘라이선스 합의’가 이뤄질 경우다. 신종균 사장 역시 이 부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 사장은 출국 전 “애플과 협상 방안으로 크로스 라이선스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번 협상 테이블에서 라이선스 합의는 양사의 특허공방을 끝내는 중요한 키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라이선스와 함께 그동안 양사가 1년간 공방을 벌인 특허소송에 대한 합의 의지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합의 가능성을 전제로 봤을 때 실무자들이 이익을 버리고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다.
특허소송과는 별도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부품 공급 파트너라는 점도 협상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대 110억 달러(한화 약 12조원) 상당 부품을 애플에 공급할 예정이다.
애플 역시 대만, 일본 등 삼성전자 이외의 부품업체를 타진했지만 성능이나 주문 생산량 측면에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테이블에서 양사가 합의점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장기전 역시 부담이 뒤따를 것”이라며 “양사가 협력사 관계라는 점은 크로스 라이선스 방안이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서로 다른 견해…7월 재판 간다
미국 대다수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협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사 모두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하게 1~2위를 다툴만큼 경쟁력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굳이 협상테이블에 앉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테이블에서는 서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며 입장차만 내세우는 소득없는 전개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실제로 양사는 특허소송에서도 다른 시각으로 임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디자인 권리, 사용자 환경(UI)을 침해했다는 주장이고, 삼성전자는 애플이 3세대(3G) 통신 특허에 대한 침해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열린 1차 협상은 이같은 양측 입장차만 확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첫 협상테이블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반면 애플은 끊임없이 디자인에 대한 특허를 문제 삼았다.
이날 애플 크리스틴 휴겟 대변인은 “삼성이 노골적으로 우리 디자인을 베낀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다른 회사들이 우리의 아이디어를 훔칠 때 지재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양측은 협상 마지막인 22일(현지시간)에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 오는 7월 30일 산호세 법원에서 본안소송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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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