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휴대폰과 카메라 등 IT기기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3주간 유럽 및 일본의 경제상황을 살피고 돌아온 뒤 구체적으로 업종 및 제품들 짚어 언급, 이건희 회장이 이번 해외순방에서 시장 경제의 삼성 경쟁력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음을 읽게했다.
유럽 경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약 4주간의 출장길에 올랐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4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30일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휴대폰과 카메라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경쟁사를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김순택 미래전략 실장은 30일 출근길에서 기자와 만나 “전날(29일) 회장님이 휴대폰과 카메라에 대한 얘기를 꺼내셨다”며 “어떻게 하면 경쟁사를 이기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지 생각해보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다녀온 유럽 경기의 불안감이 가중된데다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경쟁사인 애플과 특허소송이 장기적 국면으로 치닫는데 대한 대비를 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숨막히는 경쟁 구도를 이어가는 애플과 승부에서 격차를 벌이기 위한 해법을 주문한데 대해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애플과 특허소송이 미국 법원 중재안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장기화가 불가피한 시점에 나온 경쟁력 강화라는 점도 이 회장이 휴대폰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동안 진행된 애플발 특허소송을 견줘볼 때 디자인이나 사용자 환경(UI) 등이 경쟁사를 압도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뤄진 결과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이 회장의 ‘경쟁력 강화’는 현 시점의 삼성전자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을 주문한 것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도 스마트폰 사업이 글로벌 판매량 1위 자리에 오른만큼 이 회장의 주문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스마트폰과 더불어 카메라 사업도 삼성전자의 새로운 산업군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카메라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은 관련 시장의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의 카메라 사업은 미러리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메라에 통신기능을 탑재해 소셜네트워크가 가능한 제품도 내놔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카메라 업계에서도 삼성전자의 기술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일본 업체간 카메라 기술 격차가 점차 줄어들면서 무서운 기세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이번 경쟁력 강화 주문은 IT기기 사업의 확고한 위치를 고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며 “특히 그동안 언급하지 않았던 카메라 사업에 관심을 둔 것은 향후 관련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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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