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최영수 차장 |
그러나 이날 모임은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현안을 놓고 정치권과 재계가 이견을 확인하는 자리에 그친 것 같아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이번 행사는 올해로 세 번째 맞는 행사로서 2004년 제17대 국회 출범 때 시작됐다. 국회 개원을 즈음해서 재계가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초청해 상견례는 물론 각종 경제현안에 대해 건의하고 소통하는 계기로 삼아왔다.
일각에서는 19대 국회가 개원하는 첫날 국회가 재계와 먼저 만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떠안고 있는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의 과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재계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너무 부족했다.
우선 국회의원 참여도부터 매우 저조해 실망감을 줬다. 지난 두 차례 행사 때 유력 정치인들은 물론 과반이 넘는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예년의 절반 수준인 80여명에 그쳤다. 그나마 VIP 인사를 빼고는 낯선 초선의원들이 대부분이어서 기업인들의 실망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서도 재계와 정치권의 큰 견해차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수장으로서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면서 "국회가 경제 관련 법과 제도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정비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싸우는 국회, 일 안하는 국회의 한 단면을 지적하듯 "19대 국회가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이끌어가는 '국민 대화합'의 국회가 돼 달라"고도 주문했다. 기업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경제살리기'에 힘써 달라는 단순하고도 당위적인 부탁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메시지는 사뭇 달랐다. '재계가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에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섭섭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특히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의 날선 지적은 행사에 참석한 기업인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박 대표는 "경제계와 대기업이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할 때"라며 따갑게 지적했다. 야권의 수장으로서 평소 대기업과 재벌을 강하게 몰아세웠던 그였지만, 이날 다수의 기업인들을 앞에 놓고 던진 말이기에 체감은 더욱 컸다.
이에 대한 기업인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박 대표 말만 놓고 보면 재계도 물론 반성할 게 많겠지만, 정치권이 과연 재계를 일방적으로 나무랄 자격이 있냐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박 대표의 발언을 통합적 경제 발전 및 민주화를 위한 일침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결국 19대 국회와 재계의 첫 만남은 이렇게 다소 엇갈린 견해차만 확인한 채 막을 내렸다. 우리 사회가 떠안고 있는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의 과제가 더욱 무겁게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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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