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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반값에 샀다”던 40대, 은행서 울상 왜?

기사등록 : 2012-07-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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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금 연체 늘자, 은행들 대출 축소 확산

- 시중은행 중도금 대출 기피, 금리 높은 2금융권으로
- 입주 거부 아파트 늘며 대출 연체 늘자, 은행들도 신중

 
[뉴스핌=한기진 기자] 증권사 차장 A(40)씨는 “아파트중도금 대출이 시중은행에서 안 된다네요….”라며 한숨만 쉬고 산다. 서울 서초동에 7년 된 32평 아파트가 거의 반값인 6억원에 매물로 나오자, 서둘러 매매계약서를 며칠 전에 썼던 그였다. 그는 “애들 교육을 위해 강남권 진입을 노리던 터에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갖고 있던 현금 1억원으로 계약금을 치렀고 잔금은 남은 돈에 전세금 3억원 그리고 은행 대출을 받을 생각이었다.

문제는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아 잔금을 미루다, 매매자와 간신히 중도금 형식으로 3억원을 먼저 주고 잔금은 나중에 주기로 구두로 합의한데서 비롯됐다. 그는 “은행에서는 중도금 대출이 안 된다네요, LTV(주택담보인정비율)나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에 전혀 해당되지 않아 안심했었는데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위험관리 경영에 들어가면서 안정적으로 여겨지던 아파트중도금대출까지 규제하고 있다. 이미 가계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하반기 들어 적극적으로 위험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일부 은행은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분양 현장

◆ 입주거부 아파트 중심 중도금 연체 늘자, 은행들 대출 줄여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역별로 아파트중도금 대출을 거부하고 잔금 대출로 유도하고 있다. 특히 대출금리가 낮은 생애최초주택금융자금대출이나 U보금자리론 등 모두 잔금용도로만 가능해, 중도금을 1금융권에서 받을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최근 중도금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는데도 입주를 미루며, 살지도 않는데 중도금 이자를 낼 수 없다고 버티는 일이 늘고 있다. 기존에 살던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어쩔 수 없거나 중개업소 등에서 3개월 뒤에 프리미엄(웃돈)을 받고 팔아주겠다는 말에 속아 투기한 경우 등 이유도 다양하다.

이러자 대출보증에 나선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는 1개월 전에 대출만기 안내와  입주가 늦어질 경우 기한연장 신청을 통보하고 있다. 또 일산의 한 아파트 단지처럼 분양 계약 해지 소송이 진행되는 곳의 소송 당사자에게 만기를 넘길 경우 신용에 손해가 있을 수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금은 분양 받은 사람 본인이 주채무자로 건설사가 이자 후불제나 대납을 약속했더라도 채권자가 세운 보증인인 주택금융공사는 채권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중도금 대출을 시중은행에서 받지 못하면 보험사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문을 두드릴 수 밖에 없다.

◆ CD 발행 줄이며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줄일 조짐

문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은행들의 가계대출 기피현상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주택담보대출의 바탕이 되는 CD(양도성예금증서) 순발행(발행-상환) 규모가 4월 1조1635억원, 5월 3665억원, 6월 9673억원씩 감소하며 석 달째 뒷걸음질치고 있다. 고정금리대출 상품이 늘어나고 금융당국이 CD발행을 자제시키는 요인도 있지만, 은행들 스스로 가계대출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 이유가 가장 크다.

은행들은 또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해주기로 했지만, “금리가 낮은 경우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도 된다”는 식의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3조8000억원이다.

우리은행 모 부행장은 “대출을 갚기 위해서는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거나, 가격이 오르거나, 소득이 많아져야 하는데 그럴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은행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자연스런 대출 수요 감소와 연체율 관리를 선제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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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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