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 축구팀 수비수 박종우 선수가 펼친 ‘독도 세리머니’의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단순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 착수로 끝나지 않고 정치권으로 확산될 조짐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종우가 세리머니를 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치하는 시점이어서 정치권과 일본 등 이해당사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종우 선수(오른쪽 두번째) 선수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축구 3-4위 결정전에서 동메달 확정 후 '독도는 우리땅'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IOC는 지난 11일 ‘논란의 대상이 된 세리머니를 펼친 선수는 메달 수여식에 참가할 수 없다’고 한국올림픽위원회(KOC)에 통보했다.
이날 박종우는 경기종료 후 상의 유니폼을 벗고 양손으로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선명하게 새겨진 플래카드를 펴들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들이 정치적인 메시지를 경기장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거나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을 규정상 금지하고 있다.
IOC헌장 50조에는 ‘올림픽 시설이나 경기장에서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을 금한다. 이를 위반하면 메달 박탈 내지는 자격 취소 등의 징계를 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독도 세리머니 논란이 확산되자 외신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독도 문제에 대해 비중있게 다루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AP통신은 이날 문제가 된 세리머니가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독도 방문을 통해 외교적 긴장감을 높인 것과 맞아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인해 일본은 주한대사를 급히 소환했고 양국 외교문제로 번지게 된 도화선이 됐다는 것.
이어 한일간 독도 분쟁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했다. 한국은 경찰을 배치시켜 실효적인 지배를 하고 있고 일본은 이를 강하게 비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독도 세리머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 자민당 가타야마 사쓰키 참의원은 한 스포츠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에) 강행상륙한 직후라 시기도 시기다. 양식을 갖고 냉정한 판단으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플래카드가 어떻게 준비됐을까도 중요하다. 세리머니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영상이 세계로 퍼져나간 것 아닌가”라며 “항의해 마땅한 일이다. 한국과 경기가 항상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칫 국제적으로 분쟁 소지가 있는데다, 일본과 외교적 문제로 확산될 경우를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IOC의 진상조사가 발표되면 조만간 정치권과 대한체육회 등이 일본의 움직임에 따라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박종우는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고 메달 박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박종우의 행위는 우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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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