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순환 기자]삼성전자와 애플의 미국 특허 소송에서 애플이 일방적으로 승리하면서 삼성전자의 이후 전략과 대응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삼성전자의 기본 방침은 항소 등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를 하면서 애플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방적인 결과에 재판 내외적으로 다양한 전략 수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7일 삼성전자는 평결 직후 사내 게시판에 직원들에게 "판사의 최종 판결이 남았고, 그 이후에도 여러 재판 과정이 남아 있으므로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시장에서 '혁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지 않고, 법정에서 '특허'라는 수단을 활용하여 경쟁사를 누르려고 한 회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으며 성장을 지속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삼성전자의 모습을 봐서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전략은 삼성전자가 지금과 같은 강경한 입장를 유지하면서 항소를 지속해 재판과정에서 나오는 제품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HMC투자증권 노근창 애널리스트 "이번 1심 평결에 약 1년 4개월 이상 걸린 점을 감안할 경우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지금부터 최소 2년 이상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 판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관련된 제품들은 과거 제품들로 한정 짓고 새로운 제품과 차별성을 갖게 하는 전략이다.
특허전쟁의 저자 정우성 변리사는 "이번 소송에서 문제가 되는 제품들이 이미 출시된지 오래된 제품이 되도록 하는 것은 소송의 피해를 최소로 줄이는 방법"이라며 "이후 출시되는 제품마다 새로운 정체성을 갖은 제품을 출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일방적인 소송의 결과로 인한 반(反) 애플 정서를 결집하는 또한 다른 전략으로 꼽혔다.
노근창 애널리스트는 "(이번 배심원 평결의 이유인) '트레이드 드레스'에서 자유로운 스마트폰 회사는 하나도 없어 보인다"며 "다양한 특허를 가지고 있는 노키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에릭손 등과 함께 특허 연합 전선을 강화하면서 애플을 고립시키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전세계적인 소송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만큼 소송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 변리사는 "삼성전자는 이미 소송 확전으로 (애플과의 스마트폰 시장양분 등)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었다"며 "이제는 소송의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소송의 결과로 전 세계 소송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며 "상황이 불리한 상황에서는 전 세계에 퍼진 소송의 규모를 줄이고 한두 소송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기회를 기업문화 변화의 기회로 잡아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패스트 팔로워였고, 원가중심의 부품에서 휴대폰으로 빠르게 경쟁업체를 따라잡았으나, 이번 사례는 디자인, 특허 등 소프트한 부분은 아직 미비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해야 하고 이에대한 전망은 밝다고 판단된다며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