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9일 '제3정당'을 만들어 별도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며, 자신이 대선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의향도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은 기존 정치가 증오와 대립, 기득권 보호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보고, 대안 정치세력의 출현을 바라고 있다"며 "중도적이고 국민통합적인 제3의 세력이 반드시 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당 없이 정치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 세력은) 정당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해 여러 사람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이들이 모여 튼튼한 대안세력을 만들고, 원탁회의를 통해 대표주자(대선후보)를 내세우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대선 당시 정 전 총리의 대선 출마를 권유했던 학계, 법조계, 언론계 등의 인사 40여명은 다음달 가칭 '시민의 힘'이라는 단체를 발족할 예정이다. 정 전 총리는 "(이들을 포함해) 원탁회의 같은 데서 여러 세력이 모여 대선에 대한 종합적인 의견을 교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3의 세력'이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선 "차기 대통령과 정부가 1차적 미션으로 삼아야할 일은 국가시스템 전환이라고 생각한다"며 "차기 정부가 역점을 기울여야 할 과제들은 동반성장과 기업경제 활성화, 중산층과 서민경제 안정화, 사회안전망 확대 개선, 교육과 휴먼 인프라 혁신, 21세기형 신국토전략,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 지식서비스산업과 제조업 기반 강화 등"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런데 이런 정책 방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가 시스템의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는 국정 목표는 표류하고 실패한 대통령이 거듭 출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현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서 본 안 원장은 장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둘이 만나서 깊은 얘길 안해봤다"며 "안 원장이 기성정당과 어떤 관계를 설정하려 하는지, 동반성장이나 차기 대통령의 중심적인 미션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등에 관해 논의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본인 스스로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정 전 총리는 "마음 한구석엔 (대선후보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5년 전엔 준비가 안 돼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총리와 동반성장위원장 등을 하며 국정도 경험하고, 현실경제도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엔 대선을 돈과 조직으로 했지만, 지금은 이슈로 한다"며 "앞으로 남은 3개월여가 짧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여러 장점이 있다"면서도 "아버지·어머니가 비운에 돌아가셔서 동정하는 의미에서도 지지자가 많지만 그 이유인지, 자기 아버지에 대한 효성인지, 아버지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잘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봐도 5·16, 3선 개헌, 유신은 쿠데타라 생각한다. 그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는 건 아버지 때문에 덕을 보고 역사적 인식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며 "소통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 후보가 닮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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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