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카드사들이 별도의 특별약정(특약)을 통해 가맹점수수료율 변경을 제한하고 있는 대형가맹점이 10~2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카드사 당 1~2개 정도 대형가맹점과 비밀협정을 맺고 있는 셈인데, 오는 12월 22일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을 앞두고 대형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변경에 있어 상당 부분 진통이 예상된다.
3일 금융당국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1일 7개 전업카드사 등에게 대형가맹점과의 계약기간, 수수료율을 포함해 계약현황을 파악해 보내라는 공문을 보냈다.
금감원은 이번주 내로 특약 실태를 면밀히 파악한다는 방침인데, 현재까지 특약 대형가맹점이 대략 10~2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과 특약을 맺은 대형가맹점이 가집계 상 10~2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카드사 당 1~2개씩 걸려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일반 대형가맹점의 경우 통상적으로 계약기간이 1년인 데 반해, 특약 대형가맹점은 카드사와 계약기간과 수수료율이 별도로 설정돼 있다. 삼성카드와 코스트코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계약기간 3년, 수수료율은 업계 평균보다 훨씬 낮은 0.7%로 정해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지난 6월에는 빅마트가 롯데카드와 단독 계약을 맺으면서 사실상 계열사 부당지원이라는 반발과 함께 유권자시민행동으로부터 결제거부 압력에 직면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그룹 계열사와 카드사와의 특약이 공공연히 있었던 만큼 현재까지 이런 관계가 이어지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감원은 카드사별로 대형가맹점과의 특약 실태를 파악한 이후 오는 12월 조정된 수수료율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법률 검토 등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12월 22일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시행되면 금감원은 대형가맹점에 대해 카드사와의 기존 가맹점계약 만기일자에도 불구하고 조정된 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대형가맹점과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았더라도 변경된 수수료율을 사전 고지(1개월 전)하고 시행일에 맞춰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특약을 맺은 대형가맹점은 사정이 다르다. 금융당국이 대형가맹점에 대한 가맹점수수료 적정화 문제에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계약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사전 고지 등을 통해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법률검토가 불가피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별도의 특약을 통해서 가맹점수수료율 변경을 제한하고 있는 극소수 대형가맹점에 대해서는 법적 리스크가 있을 수 있어 개별 계약형태에 따라 추가적인 법률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과의 계약 공개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가격이 포함돼 있는 만큼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A카드사 관계자는 "특약이든 제휴든 가격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각 사마다 영업비밀에 해당돼 공개하기를 꺼려한다"면서 "대형가맹점 계약과 관련해 밝히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가 대형가맹점과 비밀협정을 맺은 게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 소송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금감원에서도 특약 실태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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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