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해군의 3000t급 잠수함(장보고-Ⅲ) 수주전에서 재격돌한다. 사진은 대우조선이 건조한 209급(1300t) 잠수함.(사진 = 대우조선 제공) |
10일 조선업계 및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해군은 ‘장보고-Ⅲ’ 사업의 1단계로 3000t급 잠수함 2척에 대한 상세설계 및 건조 입찰을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다.
장보고-III 사업은 해군이 2029년까지 약 7조원을 투입해 먼바다에서까지 작전이 가능한 3000t급 잠수함 9척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이번에 입찰에 들어가는 2척은 2020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군은 지난 2005년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과 공동으로 3000t급 잠수함 독자설계 및 건조를 위한 공동 기술연구에 들어가 지난해 말 기본설계를 완료한 바 있다.
이번에 입찰에 들어가는 장보고-III는 기존 209급(1200t)과 214급(1800t) 보다 크기 뿐만 아니라 전투력에 있어서도 진일보한 차세대 잠수함이다.
장보고-Ⅲ는 사정거리 500~1000㎞인 잠대지 크루즈 미사일(천룡)을 발사할 수 있으며, 공기불요기관(AIP) 추진체제를 이용해 최대 50일의 잠항이 가능한 잠수함으로 개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경쟁입찰로 치뤄지는 이번 잠수함 입찰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참가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연구에서 실전배치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잠수함은 사소한 스위치부터 복잡한 탑재장비, 무기체계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검증과 성능이 이뤄져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만이 연구 및 건조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업체 중 최다 잠수함 수주 및 건조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1989년 209급 1번함 ‘장보고호’를 시작으로 총 9척의 209급과 214급 3척 등 12척의 잠수함을 수주했다.
이 중 209급 9척은 지난 2001년 11월 인도된 9번함 ‘이억기함’을 끝으로 모두 건조가 완료됐으며, 2008년 수주한 214급 4번함과 올해 수주한 6번, 8번함은 현재 건조 및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인도네시아 해군으로부터 3척의 잠수함을 수주해, 우리나라의 잠수함 수출시대를 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2000년 12월 우리 해군으로부터 214급 잠수함 3척을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5척의 잠수함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국내 잠수함 수주전에서 맞붙는 것은 209급과 214급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다.
1989년부터 진행된 209급 수주전에서는 대우조선이 해군이 발주한 9척을 싺쓸이하며 완승을 거뒀으며, 2000년대 치러진 214급 입찰에서는 현대중공업이 1차분 3척 등 총 5척을 수주하며 3척을 수주한 대우조선에 판정승을 거뒀었다.
앞서 214급 입찰에서는 대우조선이 잠수함 건조실적이 전무한 현대중공업의 선정에 대해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의 잠수함 입찰에서 소송도 불사할 정도로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여왔다”며 “이번 차세대 잠수함 입찰에서 어느 업체가 승자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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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