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장보고-Ⅲ` 입찰제안서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204급(왼쪽)과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14급(오른쪽) 잠수함. |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19일 해군의 3000t급 잠수함(장보고 Ⅲ) 2척에 대한 입찰제안서 마감을 앞두고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며 입찰전략 짜기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조선해양의 날 기념식에서 기자와 만난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 사장은 잠수함 수주전과 관련한 질문에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이야기를 하자”며 피해갔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도 말을 아끼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 입찰에서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양사의 수장이 입을 굳게 다문 것은 입찰제안서 마감을 앞두고 사소한 정보라 새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으로, 실무진 간에도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앞서 양사는 209급(장보고)과 214급(장보고 Ⅱ) 수주전에서도 맞붙어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잠수함 건조실적이 전무했던 현대중공업이 2000년 12월 214급 입찰에서 1차분 3척을 싺쓸이하자 1989년부터 발주된 209급 9척을 모두 수주했던 대우조선이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갈등을 빚었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입찰제안서 마감을 앞두고 관련 부서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제안서 작성과 함께 보안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잠수함 입찰과 관련해 내부에서도 관련 부서 직원들에게 말도 못 붙일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19일 ‘장보고-Ⅲ’ 사업의 1단계로 2척에 대한 상세설계 및 건조에 대한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장보고-III 사업은 해군이 2029년까지 약 7조원을 투입해 먼바다에서까지 작전이 가능한 3000t급 잠수함 9척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이번에 입찰에 들어가는 2척은 2020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뒤 약 3개월간의 검토를 거쳐 연내 상세설계 및 건조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장보고 III는 기존 209급(1200t)과 214급(1800t) 보다 크기 뿐만 아니라 전투력에 있어서도 진일보한 차세대 잠수함으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해군과 공동으로 기본설계를 완료한 바 있다.
당초 장보고 III 상세설계 및 건조업체 선정은 공동계약으로 진행돼 양 사가 1척씩 건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6월 열린 방위산업추진위원회에서 경쟁입찰로 바뀌면서 양사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잠수함 입찰에서 탈락하는 업체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면서 “두 업체의 치열한 경쟁으로 척당 8000억원대로 예상했던 건조금액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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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