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손희정 기자] 유통업계 내로라하는 초 강자, 롯데와 신세계의 신경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굴지의 그룹으로 막강한 화력을 지난 강자들의 자리선점인 만큼 누구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자사 3위 매출고를 올리고 있는 인천점을 경쟁사인 롯데백화점에 넘겨주게 됐다. 정확히는 인천점의 건물주가 롯데가 되는 것이다.
이는 인천시가 최근 인천교통공사로부터 인천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 부지(7만6815㎡) 및 건물(연면적 16만1750㎡)의 소유권을 회수하면서 발생하게 된 것이다.
재정난에 허덕이던 인천시가 관련 부지와 건물을 롯데에 매각키로 했다는 것이 골자다. 이 때문에 신세계는 '상도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큰 타격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신세계는 여러 차례 맞불 작전을 통해 유통업계 이슈 메이커가 돼왔다.
◆ 대형마트·면세점 등 영역 허물어진 유통혈전
지난 5일에는 면세사업에 눈독들이던 신세계가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해 롯데면세점 서면점과 정면충돌하기도 했다.
그동안 면세사업에 손대지 않던 신세계가 새 성장동력으로 면세사업을 선택, 시장성 높은 부산지역에서 롯데와 승부를 벌이겠다는 것.
파라다이스면세점은 파라다이스그룹 계열사로, 관광특구인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안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지난해 145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매장면적도 6921㎡로 롯데면세점 서면점(5483㎡)을 제치고 부산 최대규모여서 신세계의 면세사업 도전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부산지역의 터줏대감격인 롯데그룹과 이 지역에서 백화점 면세점 아울렛등 소매유통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격돌하는 신세계의 향후 전략이 기대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백화점과 면세사업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분야에서도 서로 으르릉대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의 비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롯데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 '빅마켓'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
사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6월 말 국내 업체로는 처음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시작한 롯데마트의 빅마켓을 겨냥한 셈이다.
미국계 코스트코와 차별화하겠다는 것이 출점 목표였지만, 롯데와 신세계 양사가 모두 같은 성격의 창고할인점을 오픈하면서 선점경쟁 영역을 또 하나 늘렸다.
◆ 경기권을 비롯 부산 등 지역상권 선점 경쟁 '치열'
면세사업으로 부산지역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역상권 선점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지난 2009년 신세계가 세계 최대 매장인 '센텀시티점'을 부산에 오픈하면서 양측간 부산 대전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신세계의 센텀시티에 이어 롯데는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오픈하면서 맞불작전이 시작됐던 것이다. 같은해 7월에는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부지 인수전을 두고 양사가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대규모 아울렛 대전도 벌어지고 있다. 신세계 첼시에 이어 롯데도 경기권에 아울렛 건립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지난 2007년 여주에 부지면적 26만4400㎡(매장면적 2만5800㎡)의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을 세운데 이어 2011년 파주에 매장면적 3만1113㎡의 파주 아울렛을 잇따라 개설했다.
또 신세계는 미국 유통기업 터브먼과 손 잡고 하남시에도 진출한다. 신세계ㆍ터브먼은 하남시 신장동 미사리조정경기장 인근에 2015년까지 부지면적 11만7000㎡에 연면적 33만㎡의 하남유니온스퀘어를 건설을 앞두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매장면적 3만5300㎡ 규모의 파주 프리미엄아울렛을 개장했다. 이어 한국패션유통물류와 공동으로 이천 호법면 단천리에 매장면적 3만3000㎡ 규모의 이천 아울렛을 내년 말 개장해 신세계 여주 아울렛과 경쟁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대기업간의 선의의 경쟁은 업계에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영역침범, 무리한 선점 경쟁은 자칫 악의로 변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양사의 유통가 혈전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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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