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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성장률 하향 조정에도 시장금리 상승, 왜?

기사등록 : 2012-10-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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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 낮추는 효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지웠다"

[뉴스핌=김선엽 기자] "(경기의) 고저는 자기 기대감에 대한 것, 기대치가 잘못 형성되면 바람직하지 못하다." (9월 26일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현실적인'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채권시장이 급속도로 안정을 찾고 있다. 통상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면 채권금리는 하락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상승했다. 한은이 '충분히' 낮아진 경제전망을 발표함에 따라 오히려 향후 경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사라진 것이다.

김중수 총재는 지난달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적절한 기대 형성의 중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기대를 어떤 수준으로 잡는가에 따라서 같은 수치라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은이 이번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적절한 기대감 조성'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과 같은 기습적인 인하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시장은 판단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전일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0.25%p 인하함과 동시에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각각 0.6%p 낮춘 2.4%, 3.2%로 하향 조정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거나 성장률 전망이 낮아지면 시장금리는 함께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시장금리의 움직임은 달랐다. 기준금리 인하 직후 채권금리는 오히려 그 전까지의 강세폭을 되돌렸다. 이후 성장률 발표 이후에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김 총재의 기자 간담회 이후 상승했다. 결국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0.03%p 상승한 2.74%에서 장을 마쳤다. 이 밖의 국고채 금리는 모두 기준금리 2.75% 위로 올라섰다. 장단기 금리역전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의 경우에는 이미 충분하게 시장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금리하락 재료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차익실현 매물과 뒤이은 손절 물량도 일시적으로 금리를 상승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성장률의 대폭 하향은 시장의 예상 수준을 뛰어넘었음에도 시장금리의 하락을 견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다소 의문이다.

이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은 한은이 경기에 대한 기대치 자체를 낮춘 효과가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올해 우리경제가 한은이 7월에 제시한 3%대의 성장률을 기록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만약 한은이 성장률을 낮추는데 주저하며 또 다시 올해 2%대 중후반, 내년 3% 중반의 성장률을 제시했다면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가졌을 것이다. 내년 1월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또 다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한은이 성장률을 확실히 낮춤에 따라 적어도 지난 7월과 같은 기습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형성하게 됐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 2.4%는 마지노선이 아닐까 싶다"며 "내년 적어도 3.2%는 가능하다는 인식을 줌으로써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 유재호 애널리스트는 "이번 성장률 하향조정폭에 대해서는 10월 기준금리 인하로 방어가 됐다고 금통위는 판단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인하는 내년 성장률 3.2% 달성이 불가능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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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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