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영수 기자]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장의 촉구에도 불구하고 국내 10대 그룹의 내부거래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과 광고 등 일부 분야에서 경쟁입찰이 확대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크게 미흡한 상황이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10대 기업집단의 자율선언 이행현황을 점검한 결과 경쟁입찰 금액비율과 중소기업 직발주액이 다소 증가했고 내부거래위원회 설치도 대폭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4대그룹 대표 간담회에 이어, 3월에 나머지 6대그룹 대표와 간담회를 통해 대기업의 자율적인 이행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공정위가 10대그룹에 자율적인 이행을 요구한 사항은 광고·SI·건설·물류 등 4개 분야에 ▲경쟁입찰 확대 ▲독립중소기업에 직발주 확대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확대 등 3가지다.
◆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가능성 여전"
분야별 경쟁입찰 비율(금액기준)을 보면, 건설이 60%로 17%p 늘어났고, 광고는 8%p 증가한 28%, 시스템통합(SI)은 5%p 증가한 12%로 집계됐다. 반면 물류는 오히려 2%p 감소해 18%에 그쳤다(첨부파일 참조).
비계열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한 비율(금액기준)은 광고와 SI는 각각 36%와 15% 증가한 반면, 건설과 물류는 각각 11%와 10% 감소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일부 분야에서 개선된 점이 있지만, 대기업의 내부거래 개선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김형배 시장감시국장은 "광고와 물류, SI 분야의 수의계약 비율이 여전히 70~90%에 달해 일감몰아주기 등 불합리한 거래관행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의계약 비율이 높고 일감몰아주기 발생가능성이 높은 이들 업종에 대해서는 내부거래 현황에 대한 공시 점검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물류 분야의 경쟁입찰 비율 감소와 건설·물류 분야의 중소기업 직발주액 감소는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 내부거래위원회 두배 확대…실효성 지켜봐야
내부거래위원회 설치는 지난 1분기 자율선언을 계기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19개에서 23개가 추가로 설치되어 총 42개로 늘어났으며, 내년 초까지 5개가 더 늘어날 예정이다.
당초 10대 그룹은 자율선언시 상장사를 대상으로 내부거래위원회 24개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으며, 9월말 현재 23개를 설치해 대부분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첨부파일 참조).
또한 한화증권과 한화타임월드, GS글로벌, GS건설, 대한항공 등 5곳은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앞으로 내부거래위원회가 불합리한 일감몰아주기 관행에 대해 얼마나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 내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보다 실효성 있는 평가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의 이행실적을 다시 점검해 공개할 예정이다.
김 국장은 "이번 이행점검은 올해 4월부터 7월까지의 실적을 점검한 것으로, 자율선언의 이행성과를 평가하기에는 다소 기간이 짧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경쟁입찰 및 독립중소기업 직발주 확대, 내부거래위원회 추가 설치 및 역할 활성화를 위해 기업 스스로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10대그룹 내부거래 현황.hwp
10대그룹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현황.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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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