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영수 기자]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장의 촉구에도 불구하고 국내 10대 그룹의 내부거래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와 SK의 경우 경쟁입찰 비율이 여전히 2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롯데와 한화, LG, 삼성도 절반 이상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GS의 경우 올해 들어 경쟁입찰의 비율을 대폭 늘려 10대그룹 중에는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10대그룹의 광고·SI·건설·물류 등 4개 분야 경쟁입찰 비율(금액기준)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현대차의 경쟁입찰 비율은 23.4%로 가장 낮았고, SK가 28.1%로 뒤를 이었다. 이어 롯데(32.1%)와 한화(39.2%), LG(40.9%), 삼성(45.6%), 두산(48.9%)도 수의계약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도표 참조).
반면 GS는 66.4%로 10대그룹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한진도 54.5%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현대중공업은 광고,물류 등 4대분야 계열사가 없는 관계로 조사에서 제외됐다.
◆ 경쟁입찰 외면…"일감몰아주기 가능성"
(자료: 공정거래위원회,단위:%, *현대중공업은 제외) |
현대차그룹의 수의계약 비율은 물류가 93%로 여전히 심각했고, 광고(74.8%), 건설(63.2%), SI(59.1%)도 지난해 대비 소폭 개선되는데 그쳤다.
SK는 SI의 수의계약 비율이 91%로 가장 심각했고, 광고(62%)와 건설(54%)도 절반 이상을 수의계약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LG는 건설의 경우 51%를 경쟁입찰로 진행하고 있으나, 광고와 SI의 수의계약이 각각 73%와 76% 수준으로 경쟁입찰 비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내부거래의 심각성으로 보자면 롯데도 만만치 않다. 롯데의 SI 수의계약 비율이 88%로 가장 높았고, 건설(81%)과 물류(86%)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지난해와 비교할 때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다만 광고(25%)는 상대적으로 경쟁입찰 비율이 높은 편이다.
공정위 김형배 시장감시국장은 "광고와 물류, SI 분야의 수의계약 비율이 여전히 70~90%에 달해 일감몰아주기 등 불합리한 거래관행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의계약 비율이 높고 일감몰아주기 발생가능성이 높은 이들 업종에 대해서는 내부거래 현황에 대한 공시 점검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GS, 1년새 경쟁입찰 대폭 늘려 '모범'
반면 전경련 회장사인 GS의 경우 올해 들어 수의 계약 비율을 크게 낮추는 등 내부거래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GS는 100%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던 광고분야에서 경쟁입찰 비율을 90%까지 높였으며, SI도 1%에서 54%까지 늘렸다. 또한 건설(66%)과 물류(59%)는 지난해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다른 그룹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한진도 10대그룹 중에는 경쟁입찰 비율이 높은 편이다. 건설의 경쟁입찰 비율이 100%이고, 광고도 81%로 매우 높은 편이다. 다만 SI는 수의계약 비율이 89%로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밖에 한화는 물류의 수의계약 비율이 100%로사 사실상 계열사에 몰아주고 있는 실저이며, 광고도 92%, 건설도 54% 수준이다. SI는 경쟁입찰 비율을 42%에서 63%로 높여 다소 개선했다.
두산은 광고와 SI의 수의계약 비율이 각각 95%와 98%로 심각한 상황이며, 물류도 74%로 높은 편이다. 건설의 경우도 경쟁입찰 비율이 85%에서 68%로 오히려 줄었다.
김 국장은 "올해 내부거래위원회가 설치된 기업이 두 배로 늘었지만, 내부거래 개선을 위한 실제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기업 스스로의 의식을 전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첨부: 10대그룹 내부거래 현황(경쟁입찰 비율).xlsx
▶ `분양속보` 대명리조트(콘도) 1200만원대 파격 분양!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