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은행권에서 공동으로 현금카드 결제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신용카드업계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현금카드가 결제 기능을 갖게 되면 이들 모두 신용카드사에 위협이 되는 잠재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결제원은 은행권과 공동으로 CD/ATM에서 현금입출금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현금IC카드(이하 현금카드)를 마트, 식당 등에서 결제카드로 사용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신세계백화점 전점(충청점 제외)과 전국 약 250개 이마트 및 이마트에브리데이 점포이며, 서비스는 오는 21일부터 시작된다.
은행 현금카드로 결제를 하려면 가맹점이 거래은행 또는 VAN사를 통해 현금카드 가맹점 이용신청을 해야 하며, IC카드 이용이 가능한 카드단말기를 구비해야 한다.
이에 대해 신용카드 업계는 당혹감이 역력하다.
현금카드가 결제기능을 갖게 되면 현금 휴대의 불편함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능은 신용카드에도 포함돼 있지만 현금카드는 신용카드 대비 발급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다 1% 수준의 낮은 가맹점 수수료와 높은 소득공제 혜택(신용카드 20%, 현금카드 30%)이 메리트로 부각된다. 또 은행의 당일 온라인거래 마감처리 시간인 자정 전후 10분 내외를 제외하면 서비스 시간도 연중 무휴 24시간 운영된다.
이 영향에 대한 카드업계의 예상은 엇갈린다.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는 쪽에선 신용카드 사용자의 경우 할부거래, 외상거래 등이 필요한 목적이 확실한 수요라는 점을 든다.
A카드사 관계자는 “결제 수단이 늘어남에 따라 경쟁 구도로 가지 않겠냐”면서 “다만 이번 결제 수단은 체크카드 시장을 위협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새로운 결제 수단 발생과 카드 발급의 용이함 등은 장기적으로 신용카드 업계에 충분히 위협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B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은 고객과의 접점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며 “은행에서 발급하는 모든 카드가 결제 기능을 갖는다는 것인데 이용 편의성 제고와 이용금액 확대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위협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C카드사 관계자도 “가맹점 수수료, 금리 조정 등 최근 카드사에 여러 부정적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며 “수수료 조정은 경쟁 체제에 부합하지 않으면서 또 결제 시스템은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활로를 열어주면서 경쟁 관계가 돼야 하는데 최근 단기간에 걸쳐 안팎으로 카드사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향후 현금카드에 부가서비스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카드업계의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입출금 용도로만 쓰이던 현금카드가 이제는 가맹점에서 물건구입을 할 수 있는 결제 수단 기능을 갖추게 됐다”며 “현재 출발은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향후 상품개발을 통한 부가서비스 혜택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품개발팀에서 카드 상품개발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며 부가서비스를 통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가능성에 대해 시사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