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미국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의 배후로 애플이 지목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릭슨은 지난 27일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에릭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년간 삼성측과 협상을 했지만 합의에 실패해 미국에서 특허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에릭슨은 2011년께부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리서치인모션(RIM), 소니 등과 함께 이른바 '록스타 컨소시엄(Rockstar Consortium)'을 구성, 통신업계 특허 사냥꾼으로 활동해왔다.
록스타 컨소시엄은 올해 초 약 50조원의 채무를 남기고 지난 2009년 파산한 노텔네트웍스로부터 수천 여개의 통신네트워크 부문 특허를 최종 인수한 바 있다.
최근 모토롤라 이동통신부문을 인수한 구글도 지난해 4월 노텔의 특허를 약 1조 원(9억 달러)에 사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어 록스타의 노텔 특허 인수가는 이보다 훨씬 더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록스타가 노텔의 특허를 인수한 것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주요 통신기술이 넘어가는 것을 막으려 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컨소시엄의 구성원을 보면 애플을 제외하고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업체들로 구성돼 있어 애플의 입김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컨소시엄의 명칭인 '록스타'의 의미에서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킨다.
당시 이들 특허가 록스타 측으로 넘어가자 구글 측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기업들의 혁신 노력과 창의성, 경쟁을 저해하는 결과로 실망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의 이같은 평가는 애플과 MS가 속한 시장주도적 사업자군에게 수많은 기술특허가 넘어감으로써 후발업체들의 기술 혁신 노력을 사전에 좌절시키려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에릭슨 측은 지난 2년간 삼성전자와 프랜드(FRAND·공정하고 합리적인 특허사용) 조항에 대해 협상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미국 법원에 특허 참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록스타의 출범과 통신업계 특허확보 전략이 본격 가동되면서 에릭슨이 과도한 특허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에릭슨 측은 "삼성전자가 사용하고 있는 에릭슨의 이동통신과 네트워킹 관련 특허기술은 물론 전자제품과 무선제품에 종종 사용되는 에릭슨의 다른 특허 기술 침해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 측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에릭슨과 특허관련 재계약 협상에 충실하게 임해 왔다"면서 "에릭슨은 과거 2차례의 계약 조건과는 달리 매우 과도한 특허 로열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에릭슨의 과도한 요구를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