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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결선투표제 도입'공약에 여야 엇갈린 반응 왜?

기사등록 : 2012-11-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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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당제 변화 가능성에 대한 손익 달라

[뉴스핌=노희준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전날 대선에서 '결선투표제 도입'을 전격 발표한 데 대해 진보 계열 정당과 보수 정당 간의 입장이 엇갈려 주목되고 있다.

18대 대선에서 여야 단일후보로 맞대결을 펼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왼쪽)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28일 문 후보의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반면,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드러냈다.

박선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황당하다. 본인들이 추진하던 사퇴협상에 대한 국민적 비판에 대한 궁색한 변명 아닌가"라며 "치졸한 룰 싸움으로 본색을 드러내고 예상외의 충격적 방법으로 결렬이 된 데 대한 자기반성적 천명이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박 대변인은 "정말 결선투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렇게 선거를 코앞에 두고 느닷없이 제안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정당구조를 포함해 정치구조가 달라질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 아닌가, 전문가들 사이에 긴 시간의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진보정의당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정미 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결선투표제는 진보당이 정치개혁의 우선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며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정치개혁의 필수 과제"라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전날 민병렬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1차 투표에서는 각 정당이 자신의 독자적인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고 결선투표에서는 정책들이 선거연합과 정책연합을 통해 조율될 수 있어 정치세력의 연합정치, 협치가 제도화될 수 있다"며 "유권자의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다"고 찬성했다.

새누리당은 일단 '느닷없는 제안' 등 절차상의 문제지적과 사퇴로 마무리된 두 호보의 단일화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비용 문제와 헌법 개정 등으로 연결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결선투표제 도입에 따라 정당체제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을 보인다. 실제 박 대변인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 "결선투표제라고 하는 것은 양당제의 근간을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단 한번의 투표에서 '사표'를 줄이려는 '전략적 투표' 탓에 표출되지 못한 소수 정당에 대한 유권자 선호가 표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현재 상대적으로 소수 정당에는 기회인 동시에 역으로 현재 보수 독점적 양당 체제하의 기득권을 누리던 새누리당에게는 위협일 수 있다.

이와 관련, 통합진보당 민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은 다양한 세력이 국민의 지지를 얻은 만큼 원내에 진입하는 걸 반대한다는 것이냐"며 "새누리당이 거대정당으로서 한치의 기득권도 내려놓고 싶지 않다는 걸 고백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물론 결선투표제 도입만으로는 다당제 현상이 추동되지는 것은 아니다.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 비례성을 확대할 수 있는 다른 선거제도 개혁과 맞물리지 못하면 결선투표제 도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럼에도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비례대표제 개선에 대한 논의가 촉발될 수 있고 정당간 연합정치의 공간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새누리당과 진보당, 통진당의 손익은 다를 수 있다. 결선투표제 도입 시 1차 투표에서 자신의 선호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투표율 상승이 기대되는 점도 양측의 입장을 가를 수 있다.

현 대선 국면에서는 결선투표제 도입 공약으로 문 후보가 정치개혁 주도권을 거머쥐고 이를 통해 안철수 전 후보측 지지자들을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경계하겠다는 박근혜 후보측의 전략으로도 읽힌다.

결선투표제 도입은 그간 정치개혁의 주된 화두로 학계와 시민사회 등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고 안 전 후보 주요 지지자들은 안 전 후보가 내걸었던 새정치 기치에 동의했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심상정 전 후보와 문 후보와의 연대에도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박 후보측의 의도로도 보인다. 문 후보의 결선투표제 도입은 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 대한 성찰뿐만 아니라 심 전 후보가 요구했던 정치개혁안에 대한 화답 차원의 성격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결선투표제는 심 후보가 문 후보에게 제안한 정권교체 공동협약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심 의원과 가까운 노회찬 의원은 이미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 내용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법률안' 을 발의한 상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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