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이 10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여야의 '상대진영' 인사 영입전이 점입가경이다. 이번 대선이 3~5% 정도의 초박빙으로 전개됨에 따라 이같은 영향력(?) 있는 인사 영입은 선거 막판까지도 계속될 전망이다.
박근혜 후보측으로 범보수층이, 문재인 후보쪽으로 범진보진영이 집결하는 가운데 특이한 점은 과거 진보진영의 인사가 보수쪽으로 합류하거나 반대로 보수진영에 속해있던 인물이 진보진영으로 합류한다는 것이다.
한광옥 수석부위원장(왼쪽)과 한화갑 전 대표 [사진: 뉴시스] |
문재인 후보측에는 이날 지지를 선언한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과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김덕룡 상임의장은 옛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이명박 정부 초기 대통령실 국민통합특별보좌관을 지낸바 있다. 또 윤여준 전 장관의 경우 옛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대표적 전략가였다.
김덕룡 의장(왼쪽)과 윤여준 전 장관 [사진:뉴시스] |
박주선 무소속 의원의 경우 현재 박근혜 후보측 합류를 저울질하고 있으나 지지자들의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이처럼 상대진영 인사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것은 '국민 대통합'이라는 명분과 함께 상대진영 표를 조금이라도 더 가져오기 위한 실리가 함께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후보측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한국사회 병폐중 하나인 지역감정이 무너지고 있다"며 "아직 박 후보 지지를 망설이는 일부 동교동계 정치인들도 친노 민주당 후보를 마음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민주당이란 간판은 소의(小義)고, 대한민국은 대의(大義)인 만큼 대한민국을 위한 역사의 대의에 동참해 달라"고 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과거에 이른바 상도동계 YS로 분류됐던 합리적 보수진영을 대표하던 사람들의 합류는 사실상 과거 민주화 운동 이후의 양김시대의 양쪽으로 분열되었던 민주화 진영의 통합을 의미하고 상징한다"며 "합리적 보수, 개혁적 보수까지 포괄한다고 했던 문재인 후보의 구상이 구체화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진영을 뛰어넘는 지지선언이 이른바 '철새' 정치행태로 여야가 경쟁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새정치와는 거리가 먼 대표적 구정치행태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이같은 상대진영 인사 빼오기가 실제 득표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회의적인 분위기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그럴듯 하게 포장해도 선거때 마다 변심을 일삼는 이같은 기회주의적 처신이야말로 구태정치 아니냐"며 "철새 정치행태가 오히려 국민통합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상징적인 의미만 있을 뿐, 대부분 '올드보이'로 정치적으로 존재감이 없어진 분들"이라며 "나름의 노림수는 있겠지만 부작용이 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