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외환시장에서도 박 당선인의 환율정책과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 흐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시장에선 박 당선인이 향후 경제정책 화두로 '경제민주화'를 제시했고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현 정부의 고환율 정책은 상당 부분 희석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면서도 성장을 수반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야 하는 입장에서 급격한 하락세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20일 금융권 및 외환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현 정부의 고환율 정책에 있어 다소 수정이 가해지겠지만 방향성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선물의 전승지 연구원은 "박 당선인의 경제정책 기조는 '성장과 화합'으로 성장에 기반한 경제민주화를 주장하고 있다"며 "경제민주화와 분배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현 정부의 고환율 정책의 수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당선인 측근이자 경제통인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대기업과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생활비 부담을 높이는 고환율 정책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박 당선인은 대선 TV토론에서 수출과 내수의 쌍끌이 경제를 강조한 바 있다. 내수를 위한 물가안정 정책도 필요하지만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 활성화도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기업들의 환율 마지노선에 근접한 만큼 추가 급락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박 당선인은 '고환율 정책 폐지'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해 미세조정(Smoothing Operation)의 필요성을 밝히고 있다"며 "정책 기반은 고환율을 선호하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로 글로벌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도 원화 강세 기조를 방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주 15개월 만에 1080원을 하향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1070원도 뚫을 기세다.
자민당의 압승으로 추가 양적완화 시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엔 환율이 급등했고 내년에도 추가적인 엔화약세와 엔/원 환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기 때문이다.
A은행의 딜러는 "내년에는 각국 중앙은행의 개입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각국들이 자국 통화를 지키기 위해 올해보다 개입을 강하게 할 것"이라며 "정책 담당자들이 누군가에 따라 스탠스가 달라지겠지만 원화의 나홀로 강세를 지켜만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최근 하락 흐름 자체는 이어가겠지만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어느 정도 유지되면서 환율 하락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B은행의 딜러는 "박 당선인이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환율이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현재의 정책기조는 유지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