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영수 기자]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에서 '통상기능'을 분리해 지식경제부로 이관하는 안을 놓고 외통부와 지경부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 '외교·통상분리' 반대여론 고개
지난 15일 인수위의 개편안 발표가 있자 외통부와 지경부는 희비가 엇갈렸다. 하루아침에 '반토막'이 될 위기에 처한 외통부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외교부는 최근 조직개편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통상업무 분리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또한 안호영 1차관이 인수위를 방문해 외교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국회와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학계는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 핵심인사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반대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안홍준 의원(새누리당)은 인수위의 '외교·통상 분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안 위원은 지난 17일 한 행사에서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도록 한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외교와 통상은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통상기능을 산업쪽으로 넘길 이유가 없고, 현재의 외교통상부를 유지하는 게 국익을 위해 좋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자유무역협정(FTA)이 산업뿐만 아니라 농업이나 환경, 의료, 문화산업까지 연계된 문제라는 점에서 우려의 뜻을 표하고 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15일 삼청동 인수위 브리핑실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인수위 기자단> |
◆ 지경부 "통상은 본래 우리 것…산업정책과 시너지"
이처럼 인수위의 통상기능 분리안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발표 당시 '미소'를 지었던 지경부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줄 것만 다 내주고, 자칫 받지는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이에 지경부는 통상기능이 본래 자신의 핵심 업무였으며, 산업정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통상기능을 어차피 이관하려면 현재의 통상교섭본부가 갖고 있는 '교섭기능'까지 일괄 이관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쪽짜리 이관은 자칫 부처 간 갈등만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기획재정부에 소속된 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도 업무의 효율성을 감안할 때 함께 이관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일각에서는 '넋 놓고 있다가는 자칫 뺏기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통상기능은 김영삼 정부시절 통상산업부(현 지경부)가 갖고 있던 기능이었다"면서 "산업정책과의 시너지를 감안하면 바람직한 개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무역대표부(USTR)를 따로 둔 미국을 제외하면 대체로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에 통상교섭권을 부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통상기능'을 놓고 외교부와 지경부의 사활을 건 논리대결이 가열되면서 한 달 뒤에 과연 누가 웃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