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 평가절상에 비판의 날을 세우던 러시아가 환율전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일본의 공격적인 부양책을 계기로 후끈 달아오른 환율전쟁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1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8일부터 16일 사이 153억루블(5억300만달러) 규모의 외환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루블화의 3개월 평균 변동성은 지난해 11월 9.37%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7.54%로 떨어졌다. 반면 브라질 헤알화의 변동성은 같은 기간 5%에서 8.07%로 치솟았다.
최근 러시아 중앙은행은 일본의 엔화 평가절하 움직임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했다. 수출국을 중심으로 환율전쟁을 촉발시켜 글로벌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러시아 중앙은행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한편 외환시장 개입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이다.
최근 개입에 따른 루블화 변동성 하락은 국채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VTB의 안톤 니키틴 애널리스트는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에 따라 러시아 은행권의 유동성 흐름이 개선됐다”며 “이는 국채 수익률의 불확실성을 낮춰 러시아 국채시장의 안정에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루블화는 지난해 11월말 이후 달러화 대비 2.2%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유로화 상승률인 3%를 밑도는 것이다.
러시아를 필두로 이머징마켓의 외환시장 개입이 급속하게 번지는 양상이다. 대만 중앙은행이 자국 달러화 가치 상승에 제동을 걸기 위해 미국 달러화 매입에 나섰고, 체코 역시 코루나 상승을 진정시키기 위한 시장 개입을 검토하고 있다.
브라질을 포함한 이머징마켓 정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에 따른 대규모 유동성 유입 및 자국 통화 평가절상에 불만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트크리티에 파이낸셜의 세르게이 피시고예트 외환 헤드는 “외환시장 개입에 러시아가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라며 “개입 비용에 따라 국가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기 위한 환율전쟁은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