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쌍용건설 채권단이 홍콩계 투자자 VVL의 차입금 출자전환 요구를 논의하기 위해 23일 오후 긴급회의를 개최한다.
VVL은 약 2700억원(2억5000만 달러)을 유상증자 금액으로 제시하면서 차입금 일부의 출자전환을 요구한 상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 채권단은 23일 오후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본사에 모여 출자전환 현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 자리에는 우리은행을 비롯해 KDB산업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주요 채권은행 실무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 주요 채권은행은 지난해 쌍용건설의 유동성 지원을 우리은행 517억원, 산업은행 351억원, 하나은행 170억원, 신한은행 140억원, 국민은행 120억원 등 총 13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매각주관사(삼성증권)과 쌍용건설 등이 출자전환과 관련된 투자자의 요구사항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내일은 설명을 듣는 자리고, 이후 각 채권기관이 내용을 검토해 서면 동의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단 정확한 출자전환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매각 측 얘기로는 투자자가 자본잠식 우려만 해소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덧붙였다.
쌍용건설이 외부자본 유치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는 현재 홍콩계 디벨로퍼인 VVL 한곳만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VVL은 이번 유상증자에 2700억원을 제시하면서 쌍용건설의 은행권 무담보 여신 일부를 출자전환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이자부담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추가로 요구하고, 필요할 경우 자본감소(감자) 등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고자산과 부동산, 각종 회원권 등 담보권이 설정돼 있는 대출 1300억원에 대한 상환유예는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유상증자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2012년도 총 실적이 아직 집계되지 않은 관계로 자본잠식 여부는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며 "다만, 채권단이 홍콩계 투자자의 요구사항에 동의할 경우 추가로 참여할 국내 투자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어 이번 딜이 완료될 때까지는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계 VVL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고 성공적으로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쌍용건설의 자본금은 3200억원으로 늘어난다. VVL은 쌍용건설 지분 64% 가량을 확보하며 1대 주주에 올라설 수 있다.
현재 38.75%이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10%대 초반으로 지분을 낮춘다. 이 경우 국영건설사 논란이 해소되면서 캠코의 부실채권기금 현물반환도 수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