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골격이 드러났다. 현 청와대 경호처가 장관급 경호실로 격상됨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는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경호실의 '3실'체제로 운영된다. 이는 현재의 2실(대통령실·정책실) 체제보다 장관급 자리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25일 "대통령실을 비서실로 개편함에 따라 경호실을 비서실로부터 분리하고 실장을 장관급으로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호처가 경호실로 승격된 배경은 박근혜 당선인의 개인사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은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또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1.21 사태 등 여러 차례 북한의 도발을 경험한 바 있어 누구보다 경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위 간사도 경호실 승격 배경에 대해 "그간 경호처의 업무과중에 대한 요구사항을 당선인께서 수용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 청와대 전경 [사진:뉴시스] |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는 청와대가 정책실을 중심으로 주요 경제정책을 챙겼다면 박근혜 정부에서는 경제정책은 부활되는 경제부총리가 책임지고, 외교안보와 기타 경호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외교안보의 경우 박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신설되는 국가안보실이 외교·안보·통일 분야 컨트롤타워다. 국가안보실은 중장기적 안보전략을 수립함과 동시에 국가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위기관리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며 실장은 장관급으로 하도록 했다.
여기에 외교안보수석이 국방·외교·통일 문제에 관한 현안 업무를 중심으로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점검하고 대통령의 국가 안보정책을 보좌하게 된다. 대신 민생살리기와 경제위기대책 등 경제관련 정책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겸임하는 경제부총리가 총괄하는 형태로 바뀔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 경호실장이 장관급으로 격상됨에 따라,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 내 장관급은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까지 합쳐 총 3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는 인수위가 지난 21일 청와대 조직개편 발표 당시 슬림화와 효율화를 강조하며 이른바 '작은 청와대'를 표방한 것과는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장관급이 한명 더 늘면 보좌진 등 그에 따른 조직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민봉 간사는 "현재 정원에서 큰 인원 증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