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중도 사퇴로 새 총리 후보에 어떤 인물이 선택될 지가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나홀로 인사', '밀봉인사'로 상징되는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어 후임 총리 인선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박 당선인은 새 총리 후보로 안전형이냐 깜짝형이냐를 두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출범 일정에 맞추기 위해 도덕성 등이 검증된 안전한 인물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다소 늦더라도 박 당선인의 법치주의 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인물을 새로 발탁하느냐에 대한 고민이란 것이다.
박 당선인은 우선 후임 총리의 기준으로 도덕성 등이 검증된 '안전형' 인물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준 전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과 두 아들의 병역면제 논란 등으로 물러났기 때문에 같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을 인물을 고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전직 고위관료나 정치인, 법조인 등을 중심으로 청문회를 거쳤거나 검증이 끝난 인물들이 유력한 후보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 동안 총리직 제의를 받고도 검증에 대한 부담으로 고사한 인물들이 많아 박 당선인의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덕성을 우선 고려할 경우 청렴하면서도 조직 장악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김능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우선 거론된다. 또 ‘딸깍발이’판사로 유명한 조무제 전 대법관의 이름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새누리당 김종인 전 선대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전 선대위 정치쇄신위원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주도한 강점이 있다. 또 안 전 위원장 역시 대선에서 정치쇄신 이슈를 주도한 데다 청문회도 이미 거친 인물이라는 점에서 최근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 출마한 강지원 변호사와 그의 부인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조순형 전 의원, 한광옥 인수위 대통합위원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고 정갑영 연세대 총장, 전윤철 전 감사원장, 김승규 전 국가정보원장, 진념 전 경제부총리 등도 후보군이다.
▲ 김황식 현 국무총리 [사진: 뉴시스] |
일각에선 이번에도 박 당선인 특유의 '깜짝인사'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무난한 인물을 선택해야한다는 여론과 달리 오히려참신한 인물을 내세워 정국전환을 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던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이 낙마하자 뒤이어 '50대 총리론'을 내세워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사장을 총리후보자로 지명하기도 했다. 장 지명자도 결국 청문회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