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뉴스핌 곽도흔 기자] 김용준 국무총리후보자의 낙마로 경제부총리도 오리무중에 빠졌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인사였던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까지 자진사퇴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경제부총리 후보는 더더욱 안갯속에 빠진 분위기다.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도 언론에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10여명을 거론하면서 이제 나올 사람은 다 나온 상태라며 혹시모를 깜짝인사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31일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5년 전에는 이때쯤 새 정부의 장관후보가 물망에 오르고 새 장관에 맞게 준비를 할 시기인데 요즘에는 누가 될지도 몰라서 두 손을 놓고 있다"고 전했다. 요즘 유행어로 한마디로 '멘붕' 상태인 셈이다.
류성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가 인수위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지금까지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론된 이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최경환 국회의원,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류성걸 국회의원, 김석동 금융위원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있다.
이전 정부 같으면 언론에서 거론되는 이들 가운데 발표를 앞두고 2~3명으로 추려지고 마지막에 이중 1명이 장관이 됐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경우 박근혜 당선인이 발표하기 바로 전까지 인수위원회 내부에서도 모르는 이가 대부분이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총리후보자로 발표되자 나온 '깜짝인사'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이에 따라 경제부총리도 지금까지 언론에서 거론된 인사 외에 깜짝 발탁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아니면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경우처럼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인 류성걸 의원이 장관 후보자로 유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류 의원은 기획예산처 출신으로 재정부 2차관으로 공직에서 물러나기까지 줄곧 예산쪽에서 일했고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예산총괄심의관(국장급)을 맡아 28조원에 이르는 '슈퍼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실무에서 이를 담당한 바 있다.
새 정부에서 추경 편성이 유력하고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 재정에 정통한 류 의원이 적격이라는 평가다.
다만 류 의원이 박근혜 당선인과 같은 TK(대구경북) 출신(경북 안동)이라는 점은 최대 약점이다. 지역구도 박 당선인의 바로 옆 동네인 대구 동구다. 또 현역의원이라는 점도 불리하다.
이런 점에서 일각에서는 류 의원이 새 정부에서 장관보다는 청와대 경제수석이 유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정부 관계자는 "새 정부에서 첫 장관은 그 누구보다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인물이 와야 정책이 갈팡질팡하지 않고 잘 추진될 수 있다"며 "그러나 또 '깜짝인사'라도 나서 조직의 생리를 모르는 장관이 오면 말 그대로 직원들이 단체 '멘붕'에 빠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