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연초부터 슈퍼리치 등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유가증권 투자에 몰리는 가운데 대기업을 낀 M&A펀드도 본격적인 해외투자에 나섰다.
그 선두에 있는 코파펀드(Co-Pa; Corporate Partnership Fund)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해 현재 설정규모가 총 3조원에 달한다.
대기업과 1대 1 매칭하면 몸집이 최소 6조원으로 커지는 이 해외 M&A 펀드는 오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그룹과 1대 1 매칭 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코파펀드의 설정 규모가 총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초부터 국민연금이 추진해 하반기부터 설정되기 시작한 이 펀드들은 교직원공제회에서도 가세하는 등 추가로 설정될 여지도 많다.
현재 코파펀드 3조원에 1대 1 매칭원칙에 따라 대기업그룹이 3조원을 더하면 총 6조원의 자금이 해외 M&A 대상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올들어 슈퍼리치를 중심으로 한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유가증권에 투자한 자금 약 21억달러 보다 3배나 큰 규모다.
중국이나 유럽, 일본 등 주요 증시가 상승하는 반면 국내주식시장은 침체되는 상황에서 유가증권 투자 자금이 해외로 몰려 나가는 것 처럼 신성장동력을 찾는 해외 M&A자금도 줄을 이은 셈이다.
총 6조원의 투자여력을 가진 이들 코파펀드 중 일부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GS건설은 스페인의 담수플랜트 사업체 이니마 인수를 위해 펀드와 함께 각각 700억원씩 투자했고, KT&G도 중국현지법인에 26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KT도 모로코의 마록텔레콤을 인수하는데 펀드 5000억원과 KT의 5000억원 등 1조원을 투자한다. 마록텔레콤의 인수규모는 총 7조원 내외일 것으로 보인다.
총6조원에서 지금까지는 1조1000억원만 투자되는 셈이다.
하지만 오는 2분기부터는 투자 진행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코파펀드에 정통한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설정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은 성과내기에 이르다"면서 "3월초부터는 M&A 딜들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속속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업종에 따라 투자지역이 달라지겠지만,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지역에 대한 투자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사모펀드 운영자는 "물론 블라인드 펀드이지만 대기업과 동반해서 코파펀드를 설정하는 이유 자체가 적절한 타깃기업을 조기에 물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타깃 기업군이 어느정도 정해진 상태라 성과를 내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블랙스톤이나 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최근 M&A에서 보다는 유가증권 발행과 인수쪽에서 재미를 보는 것과는 좀 다른 양상으로 코파펀드가 이제 강점을 보여줄 것이란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