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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STX팬오션 매각, 외국계는 안 돼"

기사등록 : 2013-02-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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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적선사 위치 박탈·국부유출 등 우려

[뉴스핌=서영준 기자] 국내 벌크선사 1위인 STX팬오션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해운업계에서는 누가 STX팬오션의 새 주인이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적선사의 위치를 감안한다면 국내 기업에 인수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업황 불황으로 선뜻 인수에 나서는 곳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거기다 STX팬오션이 매각주간사로 모건스탠리와 스탠다드차타드(SC)를 선정하면서 외국으로 팔려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팬오션의 매각주간사 모건스탠리와 SC는 조만간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보낼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물설명서(티저레터)를 보낸 바 있다.

STX팬오션이 이처럼 매각을 위한 수순을 밟으면서 해운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STX팬오션을 인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STX팬오션이 지닌 국적선사라는 위치와 벌크선사로써 규모를 감안할 때 외국계에 넘겨줘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STX팬오션의 경우 국가필수선대 제도에 따라 전시와 같은 국가비상사태 시 정부가 요청할 경우 국적 선원으로 구성된 선박을 빌려줘야 한다. 만약, STX팬오션이 외국계에 팔린다면 이 같은 의무를 다 할 필요가 없게된다. 우리나라 국적선사로 위치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논란도 예상된다. 한전 발전 5개사의 유연탄 장기수송 입찰에서 논란을 빚은 NYK벌크쉽코리아는 표면상 우리나라에 등록된 국적선사다. 그러나 NYK벌크쉽코리아는 일본선사인 NYK의 한국 법인으로 해운업계에서는 사실상 외국 선사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STX팬오션이 외국계로 넘어간다면 이와 비슷한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국부 유출 또한 문제다. STX팬오션은 국내 기업은 물론 정부 기관들과 장기운송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외국계에서 사갈 경우 이에 대한 수익은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나가게 된다. 해운업계가 한전 발전 5개사의 유연탄 장기수송 입찰에서 NYK벌크쉽코리아의 참여를 배제시켜야 한다는 주된 이유이기도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서 STX팬오션을 인수한다면 좋지만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누가 사갈 지 말들이 많다"며 "SK가 STX팬오션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는 소식에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절차를 밟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외국계에서 STX팬오션을 사들여 국내외 대량화물 시장을 공략한다면 다른 회사에겐 큰 위협"이라며 "국적선사 지위 박탈이나 국부유출 등의 요인을 감안한다면 국내 기업이 인수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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