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불안, 핵심국으로 이전...위기 심화 가능성
- 북미 투자자들, 유럽에 여전히 회의적
[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해까지 ‘그렉시트’, ‘PIGS’, ‘PIIGGS’ 등으로 대변되던 유럽 불안감이 이제는 ‘FISH’ 국가들로 옮겨갈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즈(FT) 소속 칼럼니스트 길리언 테트는 14일 게재한 칼럼에서 프랑스(F), 이탈리아(I), 스페인(S), 네덜란드(H)의 장기 전망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특히 유럽 불안감이 주변국에서 핵심국으로까지 이전되고 있음은 유로존 부채 위기가 종료되기는커녕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위기가 한창이던 때 시장의 관심은 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심지어는 PIIGGS(PIGS+아일랜드+영국)에 집중됐지만 지금은 그렉시트 등에 대한 우려감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테트는 독일의 지원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유럽 불안감이 완화된 것은 환영할 만한 변화임에 틀림 없지만, 상대적으로 단기적이었던 그간의 리스크들은 이제 좀 더 장기적인 펀더멘털 불안감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특히 펀더멘털 위기가 유로존 핵심국으로 이전되고 있음이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몇 달 간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 추이를 보면 시장 불안이 진정됐고,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국채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된 적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긴 하나 유럽 국가들의 성장률을 장기적으로 갉아먹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4분기 FISH 국가들의 성장률이 0.3%, 0.9%, 0.7%, 0.2% 각각 위축된 것이 그 한 예다.
국제금융연합회(IIF) 역시 올해 프랑스의 성장률은 제로에 가까울 것이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위축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IIF는 또 최근 프랑스 지표들이 “상당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면서 “성장률 취약세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우려케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테트는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레이더망을 벗어나 있던 네덜란드 역시 주택 시장 버블이 꺼질 위기에 있고 가계 부채 역시 높은 수준이라면서,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존 정책 관계자들이야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을 일축하려 하겠지만, 북미지역 투자자들이 여전히 유럽지역의 정치 및 경제 구조에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고, 유럽보다는 미 국채나 미국 증시, 일본 등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현실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