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설립자 겸 최고투자담당자(CIO) 빌 그로스가 회사채와 고수익 채권 가격이 다소 비합리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그로스는 27일(현지시각) 투자자들에게 보낸 월간 투자전망 보고서에서 장기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억제해온 연방준비제도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으로 이들 채권 가격이 비합리적으로 책정됐다고 지적하며, 고수익 회사채의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로스는 "자산 가격의 '비합리적 정도'를 1~10으로 나눠 평가할 때 6이나 그 이상에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마진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하락할 여지가 있고,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기업신용과 비교해 봤을 때 채권 수익률이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두 자릿수 수익률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5~6%인 고수익채권 금리는 미래의 디폴트 가능성과 채권회수율 등을 감안한다고 볼 때 실제 실현 가능한 투자수익률은 3~4%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파이낸셜 타임즈(FT) 역시 대차대조표가 견실하지 않은 기업들이 너무 많은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스는 또 고수익 채권가격이 가는 곳에 주식 사장도 따라간다고 지적하면서 현재의 비이성적 수익률을 고려해 봤을 때 수익률은 하락할 것이며 이에따라 주식시장도 이와 같은 행보에 동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같은날 CNBC방송에 출연한 그로스는 "연준 만이 아니라 다른 중앙은행들도 완화정책을 구사해 모든 자산가격이 어느 정도는 인공적으로 부양된 면이 있고, 결국 어떤 지점에 가면 우리가 바가지를 써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비이성적인 자산가격을 지적한 것은 곧바로 투자자들에게 이를 매도하란 얘기가 아니라 기대 수익률을 현실화하라고 한 것"이라면서, "10% 대 투자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미국 시장이 아니라 역외시장, 특히 수지가 건전하고 재정여건이 강력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해외시장을 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