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ING그룹이 ING생명 한국법인 지분 51%를 우선 매각해 가격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잡아가고 있다.
지분 100%를 인수하면 2조원 중반대 가격이 불가피해 유력한 인수 후보자인 한화, 교보, 동양생명 등 대형 생보사는 큰 부담을 가졌다. 그러나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자 "인수전에 뛰어들 만 하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ING그룹의 인수·합병(M&A) 관계자들이 자금 여력이 있는 국내IB 측근들과 접촉해 재매각 흥행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ING그룹의 M&A 관계자가 우리 측 IB 관계자와 접촉을 한다고 들었다”며 “자금 여력있는 몇 곳과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회사들이 ING생명에 관심을 보여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며 “M&A의 관건은 매각 물건에 대한 관심이며 이는 곧 매각가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우선 매각분의 지분이 절반으로 줄어든 만큼 매각가도 1조원대로 내려갈 것”이라며 “전체 지분 매각보다 인수에 대한 부담은 적어진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ING생명 고위 관계자는 “많은 회사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매각가는 또 어떻게 될지(높아질지) 모른다”는 입장이다.
ING생명 인수를 검토하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측은 “적정한 가격이면 검토해볼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힐 뿐, 현재까지 가시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 회사가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최근 금융당국이 고배당을 자제하고 지급여력 비율을 일정 수준 맞추라고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종 인수까지 가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초 ING그룹은 올해 말까지 네덜란드 정부에게 구제금융을 상환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KB금융과의 인수전이 무산되고 여의치 않자, 지분의 일부를 우선 매각하도록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변경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ING그룹은 2016년까지 잔여지분을 매각하고 대금을 상환하도록 기간이 연장됐다.
ING그룹이 일부 지분을 우선 매각하는 방식으로 딜 구조를 변경하게 된 배경은 매각가를 낮춰 인수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