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차가 토요타 캠리를 비교체험 무대에 올리며 안방 시장 사수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가 캠리를 비교 시승 상대로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독일차에 이어 일본차 공세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행보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달 28일까지 전국 9개 수입차 비교시승센터에서 수입차 비교체험 시승 행사를 열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 쏘나타를 비롯해 i30ㆍ벨로스터ㆍ제네시스 등 4개 차종을 통해 소비자의 평가를 받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쏘나타-캠리 ▲i30-폭스바겐 골프 ▲벨로스터-미니 쿠퍼, ▲제네시스-벤츠 E300ㆍBMW 528i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캠리를 비교체험 무대에 올린 것에 대해 두 가지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나는 내수 시장에서 캠리의 선전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현대차가 눈높이를 일본차로 낮췄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는 그동안 제네시스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E300과 BMW 5 시리즈를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했으나 결과적으론 실패했다는 지적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즐겨 탄다고 알려진 기아차 K9은 수입차를 잡긴 커녕 제네시스 보다도 못한 평가를 얻어 현대차가 독일차와 승부에서 밀렸다는 평가에 힘을 몰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일본차를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고 자평했지만 최근 미국 컨슈머리포트 및 제이디파워 조사 결과 일본차에 밀리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미국 컨슈머리포트 2013년 차급별 최고의 차량 조사 결과 토요타를 비롯해 혼다, 스바루 등 일본차 브랜드가 10개 부문 중 7개 부문 최고의 차에 올랐다. 현대차는 아반떼가 유일하게 버젯 부문 최고의 차로 뽑혔다.
이와 함께 미국 제이디파워사의 2013 내구 품질 조사에서도 현대차는 렉서스ㆍ토요타ㆍ혼다ㆍ마쯔다ㆍ닛산 등 일본차에 밀리며 수모를 겪었다.
캠리는 지난해 국내에 총 7511대(하이브리드 포함)가 판매됐다. 올들어 1월엔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오는 29일 열리는 2013 서울모터쇼를 통해 캠리 3.5를 판매할 예정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일본 중형차 시장에서 캠리 독주 체제가 언제까지 갈 것이냐는 것이다. 같은 일본차인 닛산 뉴 알티마와 혼다 뉴 어코드는 지난해 출시돼 캠리와 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뉴 알티마는 올들어 1월 108대 팔렸으나 지난달엔 213대로 두 배 가까이 판매량이 늘었다. 뉴 어코드는 227대로 뉴 알티마를 다소 앞섰다. 이에 따라 일본 중형차의 공세가 계속될 경우 쏘나타와 그랜저 등 현대차의 ‘안방’ 시장에 적신호가 들어올 가능성은 더 높아지게 됐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소비자 비교체험에 캠리를 끌어들인 점은 일본 중형차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자인한 행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