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민주화'를 직접 수행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문연구인력은 물론 주요 정부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부처 내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재정부는 한국조세연구원, 국토해양부는 국토연구원, 지식경제부는 산업정책연구원, 환경부는 환경연구원, 농림수산식품부는 한국식품연구원 등 각 부처별로 싱크탱크를 1개 이상씩 갖고 있다.
특히 한국조세연구원의 경우 조원동 원장이 경제수석으로 선임되고 연구원 출신인 박형수 연구기획본부장이 전문능력을 인정받아 통계청장으로 발탁되는 등 새 정부의 인재풀 역할을 했다. 조세연은 조세·공공지출·공공기관운영 관련한 기획재정부의 싱크탱크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오래전부터 공정위도 산하에 공정거래를 연구할 싱크탱크를 갖길 원했으나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힘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지난 1994년 당시 경제기획원에서 독립해 중앙행정기관으로 승격했다. 내년이면 벌써 20살이 돼 성인이 되지만 제대로 된 싱크탱크 없이 지낸 온 셈이다.
이렇다보니 경제민주화 방안 중의 하나로 마련중인 대기업 공시제도 개편 같은 중요 과제도 외부전문기관에 용역을 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박근혜 정부 경제민주화 국정과제로 불공정거래를 통해 피해를 본 소비자들의 소송을 지원하는 집단소송제도 외부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다.
대기업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강화할 공정거래법 정비,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등은 공정위 자체 인력으로 검토 중인데 관련법이나 부처간 조정, 해외사례 등을 직접 연구하느라 숨쉴 틈도 없다는 후문이다.
물론 싱크탱크 하나 없이 모든 것을 직접 하다보니 공정위 공무원들의 전문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렇지만 경제민주화 등 공정위로 쏟아지는 관심과 과제들은 늘어나지만 내부인력은 한정적인 상황에서 전문연구인력만 70~80명에 달하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쟁당국의 수준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언감생심일 수 있다.
공정위에서만 공직생활을 한 50대 공무원 A씨는 "처음 공정위가 했던 업무와 지금의 업무를 비교해보면 사무처장이 처음에도 1급이고 지금도 1급인것 처럼 조직 규모는 똑같지만 프랜차이즈, 소셜커머스, 대형마트, SSM, 휴대전화, 스마트폰 등 업무는 방대해지고 있다"며 "연구원도 없이 직원들이 연구에서 조사까지 다하면서 몸 하나로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