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자 국내 시장에 갈증을 느낀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해외채권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뉴스핌은 해외채권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투자해야할 지 망설이는 투자자들을 위해 [해외채권 가이드]라는 기획을 준비했다. 해외채권의 특성부터 국가별 채권 상품, 투자시 유의사항 등을 짚어본다.
<출처:삼성증권> |
이같은 저성장 저금리 환경이 투자자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다. 국내 시장보다 고수익(고금리)을 내면서도 안정성을 갖춘 투자대상을 찾아 나선 것이다. '금리+알파'를 원하는 소위 중위험 중수익형 상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해외채권 시장이 부각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 "이머징 마켓 채권 투자로 '성장의 과실'을 함께해요"
해외 채권 투자에서 주목받는 곳은 역시 이머징 국가다. 브라질, 인도, 러시아, 터키, 멕시코 등 신흥국가의 국공채 및 회사채다. 이들을 묶어 이머징 마켓 채권이라고 한다.
이머징 마켓 채권은 무엇보다도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매력이 있다. 현재 한국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2.8%대인 데 반해 브라질(9.84%), 인도네시아(7.93%), 남아공(6.60%), 멕시코(4.90%) 등은 훨씬 높다.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의 해외채권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로 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동양증권, 현대증권 등은 현재 브라질 국채를 판매 중이다. 삼성증권은 올들어 멕시코 국채를 선보였고 KDB대우증권은 터키 국채를 내놓았다.
이머징 국가는 지하자원이 풍부하거나 자체 내수시장이 커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같은 성장은 신용등급 상향과 꾸준한 채권수요 증가로 자본차익을 누릴 수 있게 한다. 또한 현지 통화가치의 상승으로 환차익을 노릴 수도 있다.
특히 이머징 마켓 채권은 이머징 주식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인다는 매력도 있다.
임병효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원은 "이머징 국채는 성장자산으로서 특성과 채권자산의 특성을 함께 갖고 있다"며 "이머징 주식과 유사한 추세와 방향성을 보유하고 있어 경제의 성장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용우 한국투자신탁운용 차장은 "이머징 국가의 경우 경기 상황과 주식, 채권이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머징 국가의 신용등급은 선진국보다 낮아 채권 금리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이머징 국가들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향후 신용등급이 상향되면 채권의 가치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 월드컵에 올림픽까지 '브라질' 성장 힘 실린다..멕시코 터키는?
브라질 GDP 추이 <자료: 대신증권> |
브라질은 세계 6위 규모의 경제를 자랑한다. 과거 10년동안 브라질은 내수와 자원 높은 가격에 힘입어 3.8%의 꾸준한 실질 GDP 성장률을 유지했다.
최근 급격하게 성장세가 둔화되며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2010년 7% 대에 달했던 성장세가 지난해 1% 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각종 투자 증가로 성장 기대감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오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하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어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확대되고 있다.
강지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라질의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에 힘입은 민간소비 확대가 점진적이나마 경기 회복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애널리스트는 "올림픽과 월드컵 개최를 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투자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 성장 전망이 상당히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채 판매 서비스를 실시하기 시작한 멕시코의 경우도 향후 3%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지난 10년간 실질 GDP 성장률이 평균 2.1%로 다른 신흥국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미국 수출 둔화세가 완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과의 경쟁으로 미국 수출이 감소했었지만 중국과 멕시코의 임금차이가 축소되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터키는 과거 10년간 평균 5%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최근 유럽에 대한 수출 감소로 성장이 다소 주춤하고 있다. 지난 2011년 8%대의 GDP 성장률이 지난해 2%대 후반까지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40% 수준으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의 평균인 80%에 비해 안정적인 재정 구조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또 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남아공과 러시아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남아공은 지난 2010년 개최된 월드컵을 대비한 인프라 시설 확충으로 설비투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 10년간 평균 GDP 성장률은 약 3.6%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에너지 가격 수준이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지난 2003년부터 이어진 원유가격 상승세로 2008년까지 5~8%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임병효 연구원은 "남아공과 러시아는 대부분 원자재 수출에 기반해있다"며 "향후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다면 자원 부국으로 꼽히는 이들 국가도 수혜가 예상, 외환시장도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연구원은 "이들 국가는 이머징 마켓 가운데 경제 규모 대비 채권시장이 발달한 편이라 유동성이 충분하다"며 "유동성과 고금리 메리트가 함께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김선엽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