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여야가 3일 오후 이른바 '6인 협의체' 가동을 위한 정책위의장 간 실무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4월 임시국회에서 어떤 법안이 우선 처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정부가 지난 1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이 제대로 처리될지 주목된다.
3일 국회에 따르면 정부가 내놓은 46개 세부 대책 가운데 법률 개정이 필요한 것만 20여개다. '5년간 취득세·양도소득세 면제' 등 세금감면 대책은 조세특례제한법, 지방세특례제한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 또 소득세법, 임대주택법, 주택법, 법인세법 등도 바꿔야 한다.
여야 모두 부동산시장 침체 심각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어 큰 틀의 법개정은 가능하리라 보고 있지만 세부 실천과제에선 이견이 있어 본회의 통과여부는 미지수다.
우선 공공임대주택 공급이나 주택바우처 도입, 대학생 전세임대, 영구ㆍ국민임대 주거약자 비중 확대 등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보편적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대책은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반면 생애최초 주택구입 시 담보대출인정비율(LTV)을 70%까지 완화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금융권 자율에 맡기도록 한 대책은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다. 금융규제 완화로 부동산에 대한 투기를 조장할 수 있는데다 서민이 또다른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은 4월 국회에서 부동산 관련 법을 조속히 개정하자는 입장이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늑장을 부리면 시장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정부 대책의 기대 효과는 떨어질 수도 있다"며 "민주당도 국민들의 기대를 인식하고 있으므로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대책은 민주당도 적극 지원하겠지만 이견이 있는 부분은 양당이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경제민주화·국회쇄신 법안 처리 공감▲ 임시국회 본회의 장면 [사진 제공=국회]
부동산 관련법 외에 여야는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일부와 새 정치를 위한 국회쇄신 법안 등에 대해서는 4월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데 큰 이견이 없다.
또 여야는 4월 국회에서 예산안 국회 제출시기를 앞당기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90일 전후로 되어 있는 것을 120일 전후로 해 예산안 심사를 충분히 하자는 내용인데, 120일로 당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상임위인 기재위에서 충분히 논의해 시기를 정하는 것으로 했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선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 규제 강화를 위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프랜차이즈 가맹점 보호를 위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이 꼽힌다.
또 국회쇄신의 경우 국회의원 세비를 30% 삭감하는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과 의원연금을 없애는 내용의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고령자고용촉진법상 정년 규정을 만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법안과, 새 정부 주요 공약인 반값등록금, 비정규직 보호법안 등도 여야 간 큰 이견이 없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대 20조원까지 예상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여야의 이견이 큰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대부분을 국채를 통해 조달한다는 정부 입장에 공감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줄이는 대신 부자감세 철회 등 증세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사이버테러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의 경우 민주당이 국정원의 권한 강화를 우려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지하경제 세원을 발굴하기 위해 추진하는 FIU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 개정안)의 경우에도 민주당은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