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지분투자 28.3조…"국내경기와 무관"
- 작년 국내투자 109조…계획보다 11조 줄어
[뉴스핌=최영수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4일 올해 30대 그룹의 투자계획을 149조원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국내투자는 120조50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12년 투자계획 120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해외투자의 경우 국내경기 회복과 관련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기업의 투자계획을 과장해서 홍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표 참조).
산업통상자원부는 윤상직 장관은 이날 오전 30대 그룹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대기업의 투자확대와 고용증대를 각별히 당부했다.
산업부는 이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30대 그룹이 전년대비 7.7% 증가한 14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세부적인 투자계획을 보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투자를 합친 국내투자는 120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3월 전경련이 발표한 투자계획(120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작년 국내투자 실적(109조)와 비교하면 11.5% 늘어난 것이다.
국내경기 활성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설비투자의 경우 9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83조1000억원)보다 9.6%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제 투자실적이 당초 계획보다 10% 정도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실제 투자가 얼마나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
전경련도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해외투자는 우리나라 GDP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라며 "국내경기와 관련해서는 국내투자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부(산업부)와 전경련이 투자계획에 대해 집계하는 방식이 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 "전경련은 해외투자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정부가 기업의 투자계획을 과대포장하기 위해서 국내경기와 무관한 해외투자까지 포함시키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산업정책국 관계자는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투자계획을 조사하고 있다"며 "해외투자나 지분(M&A)투자 계획도 의미가 있어 포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와 경제단체가 각기 다른 기준으로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민들 입장에서는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