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재계가 새 정부의 경제살리기에 통 크게 결단을 내렸다. 글로벌 장기불황 국면이 지속되면서 대내외 경영여건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올해 투자와 고용을 크게 확대키로 했다.
4일 30대 그룹 사장단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간담회를 갖고 올해 149조원 수준의 투자규모를 확정했다. 12만8000여명이 고용창출도 올해 목표치로 잡았다. 투자규모는 지난해보다 7.7% 증가한 수치이고, 고용창출 역시 1.5%나 늘려잡은 것이다.
한국경제의 핵심 축인 30대 그룹이 정부의 경제위기 극복의지에 힘입어 선제적 투자와 고용창출을 통해 힘을 보태려는 화답의 의미로도 풀이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30대 그룹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물론 일각에서는 재계의 투자 계획이 제대로 실현될지를 두고 의문부호를 달기도 한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일본의 장기불황, 미국의 경제불확실 등 글로벌 경영여건이 어둡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재계의 투자 의지만으로도 사회 전반에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이번 30대 그룹의 투자규모는 LG그룹과 SK그룹 등을 필두로 10대 그룹이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가능했다.
LG의 올해 투자규모는 사상 최대인 20조원이며 SK는 지난해 실제 투자금액인 15조1000억원보다 10%가량 늘어난 16조6000억원이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으면서 '탄력적 운용'의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보다는 투자나 고용 모두 늘려잡아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단적으로 삼성은 올해 49조원 수준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같은 투자확대 이슈에 걱정도 있다. 수출악화 등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의 질을 고민해 봐야한다"며 "연구개발이나 동반성장 등 창조경제의 연장선에서 투자가 잘 배분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대기업이 동반성장 문화 확산, 사회적 책임 이행 등 건전한 기업생태계 조성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rk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