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일본의 완화 정책은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지 엔화 약세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오는 18~19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앞두고 일본을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15일(현지시각) 암스테르담에서 있었던 강연에서 "최근 일본은행(BOJ)이 제시한 부양책은 국내 정책적인 고려에 따른 결정이었을 뿐 환율전쟁은 없다"고 진단했다.
엔화는 지난 4일 일본은행(BOJ)이 통화 공급을 2년간 2배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대규모 금융완화를 발표한 데 힘입어 주요 통화 대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주 말 미국 재무부가 일본에 경쟁적 평가 절하를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발행한 후 강세로 돌아섰지만, 이는 잠시간의 조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엔글랜더 외환 전략가는 고객들에 대한 이메일에서 이번 보고서에 대해 "엔화 매수세를 유발할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가 중요한 정책적 문건도 아닐뿐더러 일본에 특별히 비판적인 내용도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안톤 실로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일본 정책의 여파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씨티그룹과 JP모간 체이스의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가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G20 회의보다 조용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당시 G20 재무장관들은 '경쟁적인 평가 절하를 지양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직접적으로 일본을 지칭하는 데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본 스스로도 일본의 통화 정책이 디플레이션 타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이 비슷한 종류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러한 주장이 비난을 상쇄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될 공산이 크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달 런던에서 선진국들의 저금리 정책은 낮은 화폐가치를 바탕으로 무역 교란을 일으키지 않고도 세계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는 데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