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영국이 긴축도 중요하지만 경기 부양에 더 힘쓰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유럽 선진국 중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크게 깎이는 수모를 겪었다.
16일(현지시각) 공개된 세계경제전망에서 IMF는 영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각각 0.7%와 1.5%로 제시했다. 앞서 1월에 내놓은 1.0%, 1.8% 전망에서 하향 조정된 결과다.
IMF가 이번에 내놓은 영국의 성장 전망은 선진국들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긴축 속도를 다소 늦추더라도 민간부문 등의 성장을 모색하라는 IMF의 권고를 새겨듣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IMF의 권고는 야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공 재정 건전성을 회복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며 적자 감축 속도를 강화하려는 조지 오스본 재무부 장관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IMF가 이번 보고서에서 오스본의 적자감축 속도를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는 밝히지는 않았지만, 올리비에 블랑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건전성 평가를 위해 내달 영국을 방문할 때 영국의 긴축 속도는 주요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재무부 소식통들은 IMF가 권고하는 영국의 긴축 둔화 속도는 미국보다 낮은 수준이고 적자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선진국과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적자감축 속도 변화를 “고려”해 보라고만 권고한 것은 IMF가 그만큼 관망세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IMF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은 1월때보다 0.2%포인트 낮은 3.3%로 제시했고, 내년 전망은 4.0%로 유지했다.
또, 선진국과 신흥시장 대부분의 전망이 하향 조정됐지만, 일본만은 아베 신조 총리의 부양 기대감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전망이 각각 1.6%, 1.4%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 1월 제시됐던 0.4%와 0.7% 전망에서 대폭 조정된 결과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