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책당국자들은 19일(미국 현지시각) 공동성명서를 채택하고 세계경제는 일본과 한국과 같은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은 일본과 한국의 노력을 칭송했는데, 사실 일본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을 대놓고 옹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경쟁적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를 억제하고 시장개방을 유지한다"는 점을 계속 확인했을 뿐 지난해부터 문구의 변화가 없었다.
이번 G20 공동성명서에서 변화는 "장기간 지속되는 양적완화에 따른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유념한다"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본에 대해서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고 내수확대를 목적으로 최근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평가한 것은 선진국의 공격적인 양적완화정책 전반에 대해 홍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2월 회의 때 걱정이 '환율전쟁'에 집중되었다면, 이번 성명서에서 우려는 '유럽' 쪽으로 이동했다. 지나친 긴축으로 경제 성장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재정적자 목표 설정을 유연하게 대응하자고 한 걸음 물러났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만나 설명하고 있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G20 홈페이지] |
물론 "세계경제가 극단적인 위험은 피했고 금융시장 여건되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번 워싱턴 G20 공동성명서는 오는 9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정상회의까지 앞서 정상들이 합의한 약속대로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의 회원국에 대한 국가채무관리 가이드라인 이행 현황조사와 함께 이 가이드라인에 대한 잠정 재검토를 요청했다.
각국에 대해 공공부채를 어떤 수준까지 줄이도록 목표를 설정하는 데는 반대하고 가이드라인만 재검토한다는 점은 후퇴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일정한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 합의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일본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영국과 독일 등은 재정적자를 줄여야 강력한 경제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도 "이번 G20 성명서는 일본을 기쁘게 했다"고 지적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우리 통화정책이 물가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고, 이번 합의는 지난 2월 모스크바 회의 때와 같은 기조이며 이번 회의에서는 전혀 이에 대한 반대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G20은 유로존에 '은행연합' 창출에 속도를 붙이라고 요구했고, 미국과 일본의 경우 중기 재정건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