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18∼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공동성명 초안에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해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고 18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공동성명 초안에 따르면 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은 '보다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지난 2월의 합의 내용을 재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해야 한다는 문구 역시 그대로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일본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어 엔화 약세에 사실상 면죄부를 줬던 지난 2월의 협의 내용이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G20 회의는 이달초 일본은행(BOJ)이 시중 화폐 공급량을 2년 안에 2배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한 통화완화 조치를 발표한 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일본의 공격적인 완화책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가 단연 가장 큰 관심거리다.
일각에서는 '통화가치 하락 경쟁을 자제하고, 환율을 정책의 목표로 삼지 말아야 한다'는 구문이 포함된 만큼 엔저에 대한 견제를 분명히 했다는 시각도 있다.
엔화는 BOJ 발표 이후 달러화 대비 5%나 급락했다. 이는 주요 16개국 통화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이콥 루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일본의 부양책과 관련해 지지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루 장관은 전날 다른 국가들의 경제를 궁핍하게 만들면서 환율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도 일본의 정책이 이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마크 카니 총재 역시 일본의 조치가 G20의 목적에 부합함은 물론 캐나다 경제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의 라가르드 총재가 일본의 완화정책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은 적절하며,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이해가 되는 결과"라고 발언했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서 일본의 경쟁적 평가절하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 터라 미국의 입장을 해석하는 데 혼선을 빚었지만, 이번 루 장관의 발언으로 일본은 면죄부를 받은 모양이 됐다.
한편,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전 한때 97.63엔까지 하락했던 달러/엔 환율은 G20 초안 소식이 전해지자 98.38엔까지 급격한 엔 약세로의 반전 흐름을 보였다. 오후 3시 30분 현재 98엔 부근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