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지난해 금리 조작 파문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파문을 일으켰던 리보(Libor)가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파이낸셜 타임즈가 보도했다.
국제금융거래에서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런던은행 간 금리를 일컫는 리보의 신뢰성이 크게 훼손된 만큼 이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게리 겐슬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리보 교체 주장의 선봉에 섰다. 그는 리보 금리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면서 "조속히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주택담보대출에서 학자금 대출에 이르기 까지 현재 전세계에서 리보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거래는 350조 달러가 넘는다.
그러나 지난해 바클레이즈,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UBS 등 주요 은행들이 리보 조작에 연루되며 리보 금리의 신뢰성이 크게 흔들리게 된 것.
리보에 대해 제기되는 가장 큰 비판 중 하나는 금리의 산정 과정이 실제 거래에 기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FTSE 100과 같은 증시 지수가 실제 거래에 기반하는 것과는 달리 리보금리는 영국은행연합회(BBA)가 20개 은행들을 대상으로 은행 간 차입금리 정보를 수집, 평균해 매일 전 세계 10개 통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 '조작'의 여지가 있는 것이 문제다.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실제 거래에 기반을 두지 않는 금리는 시장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금융기관들이 잘못된 금리에 노출될 가능성을 남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키프로스 사태로 신용디폴트스왑(CDS, Credit Default Swaps) 및 여타 시장 지표들이 급격한 변동을 겪는 상황에도 리보 금리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역시 보다 믿을만한 기준 금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를 표시했다. 은행들의 신용 위험과의 연계가 적고 시장 상황 변화에도 보다 변동성이 낮은 금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BIS는 오버나잇인덱스스왑(OIS, Overnight Index Swaps), 일반 담보 대출 금리 등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제안했다.
미국 재무증권이나 영국 길트채와의 연동 금리를 또다른 대안으로 제시하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금리가 매우 안정적인 시장에 기반한다는 이점이 있다. 유동성이 높고 조작이 어렵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리보를 대체할 금리가 결정된다고 해도 여전히 적용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