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일본 수출업계가 엔화약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차, 전자 등 일본 수출 제조업체들의 2012회계연도 실적이 엔화가치 하락에 힘입어 크게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기업들의 R&D, 마케팅 및 설비 투자가 올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토요타 자동차의 경우 엔화 약세로 영업이익이 5년래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신문은 전문가들이 올해 3월 31일 종료된 2012회계연도의 토요타 영업이익이 무려 270% 급증한 1조 3000억 엔(14조 34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토요타는 지난 2월 분기 영업이익이 1500억 엔 증가할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놓았지만 이번 회계연도 전체 실적 예상치는 그보다 더욱 개선된 수치다.
리만브라더스 사태 발생 이전 2007회계연도에 기록했던 연간 영업이익 2조 2700억 엔 이후 토요타는 1조 엔 이상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다.
지난해 세계 판매량 또한 16% 상승한 969만 대를 기록해 2011년 일본대지진 및 태국홍수로 인한 판매량 부진도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작년 엔화강세 때문에 추진했던 비용절감 계획 또한 이익 급상승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토요타가 내년 3월 종료되는 2013회계연도 영업이익 또한 강력한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가을 친환경 에코차 정부보조금 프로그램이 종료돼 매출 타격이 예상되지만, 북미 및 동남아시장의 견고한 수요가 이를 보완할 것이라는 것이 신문의 설명이다.
전문가들 또한 엔약세가 지속된다면 2013회계연도 영업이익은 2조 엔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전자업계의 간판인 소니 또한 엔화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났다.
앞서 5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니가 이번 주 목요일 실적 발표에서 5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니는 환율 변동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놓았기 때문에 달러/엔 환율로 인한 실적 변동은 없다는 발표를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신문은 유로/엔 환율의 경우 1엔 떨어질 때마다 소니의 연이익은 60억 엔이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환율로 인해 일본 수출기업들의 영업이익은 급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BNP파리바의 스기모토 코이치 자동차부문 수석연구원은 "엔화가 1엔 떨어질 때마다 일본 자동차기업들의 영업이익은 2~3%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달러/엔이 95엔에 이를 경우 당초 대부분 기업들이 예상했던 80엔 초반과 비교했을 때 30% 가까이 이익이 오른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실적 영향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엔화강세로 중단되다시피 했던 R&D, 생산설비, 마케팅예산 분야의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스기모토 연구원은 "(이익 증가로) 가격을 상승시키지 않고도 새 모델 개발 등을 통해 소비자만족도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논평했다.
반면 엔화약세 혜택에서 상대적으로 비껴나간 기업들도 있다.
닛산자동차는 지난주 금요일 작년 회계연도 순익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닛산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내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파나소식 또한 같은 날 2년 연속 수십 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발표를 내놨다. 다만 엔화약세로 손실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