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일본 정부가 현재의 엔화 환율에 만족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은 지난 19일 NHK 방송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엔화가 얼마나 더 하락폭을 키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엔화 강세의 조정이 광범위하게 완료됐다"면서 "엔화가 여기서 추가로 하락한다면 이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지난주 금요일 엔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4년 만에 처음으로 103엔을 돌파한 후 나온 것이다. 엔화 가치는 지난 한 주 동안 3%나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중순에 비해서는 30%나 하락한 것이다.
그간 일본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엔화가 달러화나 유로화 대비 지나치게 강세를 보여왔다며, 최근의 엔화 약세는 앞서 지나친 강세가 '조정'을 받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수개월간 엔화가 약세를 계속하면서 엔화 가치가 위기 이전 수준에까지 근접하자 이번에는 되레 추가적인 하락세를 우려해야 할 상황에 이르게 된 것.
아마리 경제상의 이번 발언은 일본 정부의 우려가 엔화 강세가 아닌 추가적인 하락세로 옮겨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우려는 엔화 약세가 일본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제고시킨다는 면 외에 수입가격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연료수입 비중이 높다는 점이 문제다.
일본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많은 수의 원자력 발전소가 타격을 받으면서 연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아마리 경제상은 미국에서 셰일가스를 수입하는 방안이나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일본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조심스럽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일본의 주가는 올해 들어 45%나 상승했다. 엔화 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일본 제조업체들의 실적개선 기대감이 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지난주에는 닛케이지수가 5년 만에 처음으로 1만 5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아마리 경제상은 최근 주가 상승에 대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파르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