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법정관리 위기에 놓였던 쌍용건설이 극적으로 회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쌍용건설 회생의 가장 큰 고비로 여겨졌던 국민은행이 12일 워크아웃 개시에 찬성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관문으로 꼽히는 신한은행도 워크아웃 동의 쪽으로 무게를 두고 13일 오전에 열리는 여신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쌍용건설 워크아웃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여신심사위원회에서 난항 끝에 쌍용건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뿐 아니라 쌍용건설 채권단은 그동안 쌍용건설 회생가능성이 1차 검토 대상이었고 회생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워크아웃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회생가능성 보다 법정관리로 갈 경우 파생되는 문제점과 부작용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그동안 부정적인 기류에서 일부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그동안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보류한 것은 쌍용건설에 대한 워크아웃을 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우세했다"면서 "다만 워크아웃을 진행하지 않고 법정관리에 들어갈 때 부작용을 생각하지 안을 수 없기 때문에 거기에 포커싱을 두고 고민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채권단 등과) 계속 의견조율을 하고 있다"며 해당 은행에 간접적으로 워크아웃 개시결정을 설득하는 등 금융당국의 압박에 채권단들도 적지 않은 부담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은행도 오는 13일 여신심의위원회를 열어 쌍용건설 문제를 최종적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쌍용건설 지원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던 신한은행도 동의 쪽으로 분위기가 많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일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을 예단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어느 한 은행이라도 부동의하면 부결인데, 전체 은행의 분위기가 찬성 쪽으로 가는 상황에서 신행은행이 예외적으로 부동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일까지는 쌍용건설 워크아웃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라며 "동의 결정이 날 경우 무조건 동의가 아니라 조건부 동의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뿐 아니라 신행은행 또한 쌍용건설 워크아웃에 찬성하더라도 채권은행이 전부 동의하는 경우 동의한다는 조건을 넣겠다는 것이다.
쌍용건설의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가 찬성해야 개시된다. 수출입은행이 워크아웃 개시에 찬성한 가운데 서울보증보험(15.16%)과 하나은행(7.32%)은 주요 채권은행의 입장에 따르는 '조건부 동의'로 가닥을 잡았다.
이날 찬성 의사를 밝힌 국민은행과 이미 동의서를 제출했거나 조건부 찬성 의사를 밝힌 채권단의 지분을 모두 합산해도 65%가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의결권의 11.85%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은행이 동의하지 않으면 쌍용건설의 워크아웃은 무산된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