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지난 2월 미국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 오클라호마의 지역 신문사를 인수한 것이다. 앞서 버핏은 지난해 63개 일간·주간지를 무더기로 사들인 뒤 였다.
버핏의 행동에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신문을 대표적인 사양사업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더 이상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게 사람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버핏은 신문사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눈 앞에 닥친 경영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가치가 있다면 투자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버핏이라면 자금난에 처한 쌍용건설을 어떻게 볼까.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쌍용건설은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받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쌍용건설의 '주치의'인 은행들이 쌍용건설에 자금지원을 꺼려서다.
2년 연속 영업익, 당기 순이익 적자. 지난 2월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 쌍용건설의 최근 2년간 성적표다. 채권단이 쌍용건설에 자금지원을 미루는 이유다.
하지만 쌍용건설 미래가치는 이와 다르다. 쌍용건설의 존속가치(미래가치)는 8227억원. 청산가치(현재가치)는 4318억원이다. 회계법인 삼정KPMG의 평가다. 쌍용건설의 미래가치가 현재가치의 2배인 셈이다.
쌍용건설 미래가치가 높은 것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기술력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저가입찰이 아닌 기술 경쟁력을 내세워 해외에서 많은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해외에서 최근 3년간 18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냈다. 미국 건설전문지 ENR이 매년 발표하는 부문별 순위서 1998년 호텔 부문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쌍용건설 기술력이 세계서도 통한다는 의미다.
쌍용건설의 경영은 어렵지만 기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자금을 지원하면 더 많은 현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판단이다. 신문사에 투자한 퍼핏도 같은 시각이었으리라.
은행들은 쌍용건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오마하의 현인(賢人)' 워렌 버핏의 시각인가? 아니면 사양산업에선 발을 빼야 한다는 보통 투자자의 시각인가?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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