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최근 신흥시장에서의 자금유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단기적 후퇴일 뿐 신흥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판단, 오히려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국제 투자자들은 근 2년래 가장 가파른 속도로 신흥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지난 12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흥 시장서 빠져나간 자금은 83억 달러였고, JP모간 이머징국채지수의 경우 5월 한 달 동안 6.3% 하락하며 2002년 지수 도입 이후 4번째로 나쁜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브라질의 헤알화와 남아공 랜드화 등은 달러 대비 수년래 저점 부근으로 밀린 상태다.
하지만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이 같은 부진이 신흥시장 약세의 신호가 아닌 일시적 난관에 불과하다면서, 신흥 시장에 대한 포지션을 유지하거나 확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들의 성장 전망이 흐려지긴 했지만 대부분의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양호하다는 판단에서다.
드레이푸스 펀드에서 4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알렉산더 코제미아킨은 “신흥 시장이 다소 역풍에 직면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이 나머지 국가들보다 여전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 초 멕시코 페소화와 페소화 표시 국채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페소화는 당시 한 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7% 넘게 떨어졌지만 그 이후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페소화 표시 국채 역시 반등 중이다.
코제미아킨은 인플레이션이나 무역수지 등을 감안하면 페소화가 15%정도 평가절하 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오펜하이머 인터내셔널채권펀드 소속 사라 제르보스 역시 “지금과 같은 (신흥시장 자금유출) 상황이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시기를 잘 탄다면 훌륭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브라질 헤알화와 멕시코 페소화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들처럼 신흥시장 베팅을 고수하는 투자자들은 최근 시장 약세는 단기 핫머니의 매도세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델텍자산운용 담당이사 티모시 홀은 연준의 출구전략과 관계 없이 신흥국들의 소비지출이 확대될 것이고 이는 기업 실적을 개선시킬 것이라면서, “지난 2주 동안 신흥국들의 펀더멘털이 변하지는 않았다. 다만 벨류에이션이 변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주 동안 터키와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증시에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