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버냉키 쇼크가 이틀 동안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뒤 흔들었다. 충격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전문가들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영향 외에 중국의 금융시장 경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1일 "단기적으로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를 예측하기란 어렵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두 가지만 확인된다면 시장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센터장이 확인하고 싶은 두 가지는 ▲ 미국이 출구전략을 쓸 만큼 정말로 경기가 좋아질지 여부 ▲ 중국의 금융시장 상황이다.
미국은 고용지표가 관심거리이다. 경기회복세를 사후적으로 확인하는 지표는 고용 즉, 실업률이다. 고용의 증가는 소득 증가 → 소비 증가 → 투자 및 생산 증가 등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비제조업 살아나기 위해서는 먼저 제조업이 살아나야 한다"며 "현재 미국의 제조업 가운데 고용이 가장 활발하게 늘어나는 부분은 광업 부문, 특히 셰일오일을 채굴하는 업종이므로 일반 제조업도 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금리가 오르더라도 소득이 높아져 주택시장을 상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정책 전환에 나서는 것"이라며 "앞으로 실업률 등 고용지표 개선을 통해 소득 증가가 확인된다면 미국 증시는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걱정되는 것은 안갯속에 쌓인 것은 중국이다. 현지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고 우리나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국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HSBC에서 발표한 6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8.3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중국 금융당국이 시중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자금공급을 줄이면서 신용 경색이 심화하고 있다. 1개월 미만의 단기 은행 간 금리는 19일 역대 고점인 8%까지 올랐고, 20일 7일물 레포금리는 12%로 2006년 5월 후 고점을 기록했다.
조 센터장은 "중국 금융시장 경색 우려와 경기 둔화로 인해 한국 증시는 다른 국가에 비해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유럽의 경제지표가 최근 좋아지고 있는 점은 3분기 이후 주가 하락을 완화해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미국의 출구전략보다 중국의 금융시스템 악화에 대한 우려와 그 충격파가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각) 패트릭 울프 그랜드마스터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사람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해서만 너무 많이 이야기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투자하기 안전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 증시에는 추락이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울프 CEO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모나코에서 열린 GAIM 국제 헤지펀드 콘퍼런스에 참석한 후 한 외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의 중앙 계획경제는 심각한 부패와 자본의 부적절한 배분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면서 "은행간 단기 거래 금리가 급등하고 많은 회사들이 자금 경색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