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우리 모두 살아남읍시다."
코스닥 시장이 장중 한때 6%까지 급락하자 한 증권사이트에 개인투자자가 올린 글이다. 말 그대로 패닉에 빠졌다.
중국과 미국에서 올라온 먹구름이 국내 증시를 완전히 뒤덮었고, 코스닥은 카운터블로를 맞았다.
25일 코스닥시장은 전거래일 대비 27.69포인트, 5.44% 무너진 480.96에 장을 마쳤다. 4개월만에 500선을 반납했으며,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각 증권관련 사이트에는 "지금이 기회"라며 애써 냉정을 찾으려는 글부터 "아예 주식 시장이 망해버리면 좋겠다"는 자포자기 심정까지 각양각색의 글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신용융자가 5조원일 때 그 절반이 코스닥이었다"며 "코스피시장이 빚더미 같으니 갑자기 망해버릴 수 밖에 없다"며 분석했다. 다른 누리꾼은 "미국이 헛기침하면 폭락, 중국이 침 뱉으면 급락한다"며 "주식 안하는 사람만 행복한 세상"이라고 한탄했다.
증권사 객장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개미들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고, 증권사 직원들의 한숨이 객장을 뒤덮었다.
한 증권사 여의도 본점 영업부에 있던 투자자는 "다들 포기한 상태로 말을 잃었다"며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더 비관적인 상황"이라고 좌절했다. 이 투자자는 향후 계획에 대해 "투매도, 매수도 하기 싫다"며 "당분간은 상황만 지켜보며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는 말만 남겼다.
증권사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대응 방안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오늘 고객들에게 한 명씩 전화를 하며 코스닥 시장에 대해 설명하기 바빴다"며 "이전 같으면 고객들의 전화에 지점이 몸살을 앓겠지만 오늘은 고객들이 전화하게끔 놔둬서는 안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고객들도 있다"며 "이대로 계속 시장이 무너지면 고객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다른 증권사 직원도 "멍하게 있는 고객부터 대응법을 물어오는 고객까지 반응은 천차만별"이라며 "저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저가매수도 투매도 권할 수 없어 안심시키려 노력하는게 전부"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