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텔레마케팅(TM) 시장 진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간여할 사안이 아니라던 금융당국이 업계 내에서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시장 독식 현상을 우려하는 입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자보 시장은 사실상 삼성화재의 독주 체제다.
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 가운데 삼성화재의 차보험 시장점유율은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27.3%,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27.4%,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27.6%로 2, 3위 두 개사를 합친 수준에 근접한다.
삼성화재 뒤를 잇고 있는 동부화재가 이 기간 14.5%, 15.5%, 16.1%를 유지했고, 현대해상은 15.5%, 15.6%, 15.5%를 기록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삼성화재만 대면, CM, TM 등 세 가지 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현재 차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는 충분히 독보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화재가 TM채널을 추가로 운영하게 되면 이 같은 삼성 독주체제의 간극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직접 고객이 찾아가는 CM채널을 막을 수는 없지만, 아웃바운드(전화를 걸어 마케팅을 하는 방식) TM 마케팅까지 허락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화재는 지난 3월 TM채널을 통한 자보 판매를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 이 채널을 도입하게 되면 기존 오프라인, 인터넷(CM) 채널과 함께 3가지 가격 체계를 운영하게 된다.
다른 손보사들은 형평성을 거론하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과거 몇몇 손보사들이 CM채널과 TM채널 동시 운영을 추진하다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결국 한 가지 채널을 포기하거나 자회사 형태로 분리하는 방식을 택해야 했었기 때문이다.
A손보사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TM채널까지 운영하게 되면 TM채널에 주력해 온 다른 손보사들의 시장점유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타사와 비슷한 보험료라면 삼성화재의 브랜드와 보상서비스는 더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손보사 관계자도 “대형사의 보상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차보험 시장에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삼성화재가 여러 채널을 운영하게 되면 과거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채널을 포기하거나 자회사로 분리한 회사는 뭐가 되냐”고 토로했다.
현재 규정상 가격 체계는 허가가 아닌 신고 사항이어서 삼성화재의 TM진출이 완전 막혀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삼성화재는 타사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우려를 의식하고 있는 상태다.
당초 금융당국은 채널 확장이 개별 회사가 전적으로 알아서 결정할 문제여서 당국이 간여할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었다. 또 소비자의 가격 선택권 확대가 가격 경쟁을 불러올 요인으로 보고 긍정적 평가를 유지해 '이중잣대'를 성토하는 손보사들의 불만을 촉발했다.
하지만 당국의 변화된 분위기에 따라 삼성화재의 자보 TM채널 운영 추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